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연소 금메달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11세 일본 초등학생 e스포츠 선수가 협회로부터 포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할 것으로 알려지자 일본 열도가 들끓고 있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는 26일 "일본 선수단 최연소인 구리하라 유키(11)가 e스포츠 뿌요뿌요 결승에서 한국의 강동신을 10-2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며 "하지만 일본e스포츠협회는 구리하라에게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올림픽의 경우 일본올림픽위원회(JOC)가 금메달리스트에게 일률적으로 500만엔(약 4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지만, 아시안게임은 별도의 통합 규정이 없어 각 경기단체의 자체 판단에 맡겨져 있다. 일례로 일본육상경기연맹은 금메달리스트에게 100만엔을 지급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 경기 연맹으로 등록된 일반사단법인 일본e스포츠협회는 이번 대회 포상금에 대해 별다른 규정을 마련하지 않았다. 현지 취재결과 관계자에 따르면 현시점에서는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팀인 도쿄 베르디 역시 지급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 반면 결승에서 맞붙어 은메달을 획득한 강동신은 포상금을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교 5학년인 구리하라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여자 스트리트에서 당시 12세의 나이로 동메달을 땄던 부응가 니마스(인도네시아)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으며 아시안게임 역대 최연소 메달리스트이자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구리하라는 결승전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승 보상으로 무엇을 받고 싶으냐는 질문에 "반짝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보석을 꽤 좋아해서 사고 싶다"며 어떤 보석을 원하느냐는 물음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파란색 같은 게 좋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금메달을 따고도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현지 전문가와 네티즌들은 거센 비판과 함께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포털 사이트 '야후 재팬'에서 오카야스 마나부는 e스포츠 전문기자는 "e스포츠 대회에서 미성년자의 상금이 무효가 되는 문제가 있었다. 해외 대회에서는 미성년자에게 즉시 현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성인이 될 때까지 적립해 두거나 대학 진학 시 학비 장학금으로 충당하는 등 대체 수단을 활용해 결국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며 "포상금을 주지 않는 이유가 게임 종목이라서인지, 나이 때문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단지 나이 때문에 주지 않는 것이라면 이러한 대체 조치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노하라 슈지 IT 저널리스트 역시 일본의 낡은 법적 규제를 짚었다. 그는 "게임 회사가 대회를 열면 상금이 경품표시법상 경품으로 분류돼 상한선이 10만엔으로 제한되고, 참가비를 상금의 원천으로 삼으면 도박죄가 적용될 우려가 있다"며 "해외의 경우 2019년 포트나이트 세계대회에서 16세 선수가 300만 달러를 획득하기도 했다. 상금 규모의 차이는 경기 인구를 좌우한다. 국가 차원에서 추진한다면 상금 취급을 법령과 가이드라인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4월 초등학생 최초로 프로 라이선스를 취득한 구리하라는 하루 2시간가량 연습하며 "꿈은 전철 운전사"라고 밝히는 등 순수한 열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일본 스포츠계의 미흡한 보상 체계와 법적 한계로 인해 금메달 직후 씁쓸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