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융위, 정부3.0에 펀드슈퍼마켓 자랑하려면

오정은 기자
2015.03.23 10:53

금융위원회가 오는 4월30일부터 열리는 '정부 3.0' 박람회에 우수 사례로 펀드슈퍼마켓을 선보인다. 중앙·지방 정부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이번 행사에 금융위원회는 가장 자랑할 만한 정부 3.0 성공 모델로 펀드슈퍼마켓을 꼽은 것이다.

투자자들이 온라인에서 저렴한 수수료로 자율적인 펀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펀드슈퍼마켓은 확실히 '정부 3.0'에 부합하는 성공 모델이긴 하다. 펀드슈퍼마켓은 은행, 증권사 등 오프라인 펀드판매사 대비 1/3 수준의 저렴한 판매수수료로 펀드를 판매해 투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례로 인기 펀드인 KB자산운용의 KB중소형주포커스 펀드는 오프라인 가입시 수수료는 2.46%지만 펀드슈퍼마켓에서 가입하면 1.11%에 불과하다. 펀드슈퍼마켓 전용 펀드인 S클래스로 3년간 1000만원을 투자하면 약 29만5000원을 수수료로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펀드슈퍼마켓의 현주소는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4월 출범 이후 1년이 다 됐지만 지난 19일 기준 펀드슈퍼마켓의 판매잔고는 4012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펀드슈퍼마켓 출범 초기 연간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판매 목표에 50% 이상 미달하는 성적이다.

저렴한 수수료의 강점에도 불구하고 수탁고 증가가 더딘 이유는 어떤 펀드가 좋은지 설명해줄 수 있는 '투자 도우미'가 없어서다. 펀드슈퍼마켓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줄 독립투자자문업자(IFA) 도입에 관한 논의는 펀드슈퍼마켓 출범 이전부터 이뤄졌지만 여태 표류 중이다. 사실 IFA는 펀드슈퍼 출범 전에 먼저 제도화했어야 했지만 계속 늦어지고 있다.

금융위는 펀드 외에도 다양한 금융상품을 함께 취급하는 IFA를 도입하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시중금리를 1%대로 낮추며 펀드슈퍼마켓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급증하면서 IFA 도입이 더 시급해진 상황이다. 펀드슈퍼마켓이 고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는데 제도적 준비는 아직도 덜 된 셈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금융개혁 방향 및 추진 전략을 발표하며 IFA 등 금융상품자문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VIP 관심사업'인 정부 3.0 박람회에 자랑거리로 펀드슈퍼마켓을 출품한 만큼 펀드슈퍼마켓의 성공에 날개를 달아줄 IFA 도입도 가속화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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