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펀드 트라우마'..2008년과 달라진 운용사들

한은정 기자
2015.05.04 06:16

과열우려 높아지자 안정성 높인 중국펀드 출시

"중국펀드는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운용사들에도 트라우마를 남겼습니다. 올들어 중국펀드 붐이 다시 불어 반갑기도 하지만 다시 2008년과 같은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중국 증시 강세론이 여전해도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조마조마한 심정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후강퉁 시행 이후 중국증시가 우상향하면서 투자자들의 환호성이 커지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부 자산운용사에서는 안정성을 앞세운 중국펀드를 새롭게 출시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중국본토펀드에서는 지난해 4122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올들어 지난 29일까지는 9357억원이 유입됐다. 1월 791억원, 2월 1293억원, 3월 3798억원, 4월 3475억원이 유입되며 중국펀드 설정액은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펀드에 돈이 들어오는 것은 지난해 연말부터 중국 증시가 급등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17일 후강퉁이 시행된 이후 상하이종합지수는 2400선에서 최근 4500선을 넘어서기도 하는 등 80% 넘게 올랐다. 중국본토 펀드의 최근 6개월 평균수익률은 81.22%에 달한다. 레버리지 펀드의 경우 미래에셋TIGER차이나A레버리지 ETF가 6개월동안 261.45%의 수익률을 올린 것을 비롯해 대부분 160~170%대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처럼 중국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문가 사이에서는 단기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RQFII(위안화적격 외국인기관투자자) 자격을 승인하는 중국증권감독위원회(CSRC)에서는 중국 증시가 상승하며 최근 한국에서 중국 투자 자금이 빨리 모이고 있지만 앞으로도 중국 증시가 이렇게 오를지 모르겠다는 걱정이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과열 징후 속에서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신경쓴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2008년에 중국펀드로 자금이 급격히 쏠렸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국 증시가 폭락하자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고 펀드시장을 떠났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지난달 내놓은 중국본토RQFII단기채권 펀드와 전환사채펀드는 중국에 투자하고는 싶지만 주식은 망설여지는 고객들을 위해 출시됐다. 신한BNPP운용 관계자는 "단기채권 펀드에는 국영기업 채권들만 편입해 안정성을 높였고 연 4~5%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전환사채 펀드는 주가가 오를 경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이보다 더 높은 수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출시 한달여만에 중국본토RQFII단기채권 펀드로는 408억원, 전환사채펀드로는 133억원이 모였다.

이달 출시된 흥국차이나플러스 펀드는 국내 채권보다 금리가 높은 중국 우량채권에 자산의 60%, 중국본토 공모주에 20%, 중국 우량주에 10%, 국내 공모주에 10%를 투자해 중수익을 추구한다. 이 펀드는 출시된지 한달도 안돼 2111억원이 설정돼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채권형 펀드 뿐만 아니라 주식형 펀드들도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한화자산운용의 차이나레전드고배당 펀드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중국고배당인컴솔루션 펀드는 중국 A주와 H주 중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배당성장이 가능한 우량주에 집중 투자한다. 김병규 한국투자신탁운용 IS(Investment Solution)본부 상무는 "중국에서는 정부지분이 많은 회사들이 배당을 많이 주고 있다"며 "배당과 채권, 커버드콜(콜옵션 매도) 프리미엄 등을 합치면 연 6%는 안전마진으로 얻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중국펀드를 찾으면 안 팔수는 없겠지만 중국펀드 한 자산으로만 돈이 너무 쏠릴 때는 판매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서는 자산배분펀드가 출시되면 짧은 시간에 몇 천억원씩 팔리는데 국내에서 자산배분펀드는 인기가 없다"며 "판매사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아직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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