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주식 더 사는 투신..코스닥 대주주로 '등극'

정인지 기자
2015.08.17 03:30

투신, 코스닥서 6월부터 8646억 순매수...기관 지분이 절반인 종목도

"지금은 기존 주식들을 계속 사는 수밖에 없다." 한 투자자문사 매니저가 밝힌 최근 코스닥시장 대응 전략이다. 시장 전반적으로 주기가 오른 상황에서 새로운 종목을 발굴하기가 쉽지 않아 기존에 좋다고 생각해 샀던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잠시 쉬어가기도 하지만 매니저들은 중소형주 펀드로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매매를 멈출 수 없다. 주식 매수를 멈춘 사이에 주가가 상승하면 경쟁 펀드나 벤치마크와 수익률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실제로 중소형주펀드에 뭉칫돈이 들어오기 시작한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자산운용사를 나타내는 투자신탁(투신)은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 16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중소형주 펀드로는 지난 6월에 5747억원, 7월에 3298억원이 순유입된데 이어 8월에도 현재까지 846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일반주식형 펀드들도 대형주 비중을 줄이고 중소형주를 늘리면서 투신은 코스닥시장에서 '사자'를 계속하고 있다. 투신은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코스닥시장에서 864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연기금도 5208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3439억원, 외국인은 2358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KB자산운용은 '웬만한 코스닥 기업은 다 대주주'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철저한 종목 분석 투자로 유명한 최웅필 KB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운용하는 KB밸류포커스와 KB중소형주포커스의 설정액 총합이 2조3334억원(A클래스 기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KB자산운용은 디엔에프, 피에스케이, 골프존 등의 보유 지분이 20%가 넘고 컴투스, 웅진싱크빅, 국동, 금강공업 등에 대해서도 1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특정 기업에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기관 지분만 절반에 육박하는 회사도 등장했다. 최근 공시 현황에 따르면 휠라코리아는 국민연금, KB자산운용, 템플턴자산운용, 피델리티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총 47.7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말에 작성한 반기보고서와 비교해보면 한달 새 기관 지분이 2.82%포인트 늘었다.

SK D&D도 상장 2개월만에 기관투자자 지분이 20%를 넘어섰다. 국민연금, 알리안츠자산운용, VIP투자자문 세 곳에서 총 22.09%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측 지분 58.21%을 고려하면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은 약 36%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중소형주에 자금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경제 환경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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