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ISA도입시 최고소득층 年758억 세제혜택

세종=조성훈 기자
2015.09.25 03:23

조세재정연 ISA도입 예비타당성조사 5년간 2.5조 자산증대…계층간 자산불균형해소 효과 미미

정부가 내년부터 서민중산층의 자산증식을 위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를 시행하는 가운데, ISA 가입자들의 5년간 금융자산 증가액이 2조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ISA를 통한 서민중산층과 고소득층간 자산불균형 해소효과는 미미하고, 최고소득층에 세제혜택이 집중돼 '부자감세' 논란도 지속될 전망이다.

2일 기획재정부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의뢰해 제출받은 'ISA 도입방안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따르면, ISA 도입을 가정한 경제성 분석결과 연평균 편익(국민 금융자산 증가분)은 5062억 6200만원으로 나타났다. ISA 의무가입기간이 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조 5313억원 가량의 금융소득 증가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ISA의 경제효과가 추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조세재정연구원, 연평균 기준임

ISA 가입시 비과세 감면에 따른 세수손실분은 연평균 3220억 33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당초 금융위원회가 예비타당성조사 건의서에서 추정한 연평균 조세감면규모 2610억원보다 600억원 가량 많은 것이다.

이같은 금융소득증가와 세수손실분을 비교한 편익/비용은 1.57로 1보다 높았다. 다시 말하면 세제혜택을 준 것보다 국민 금융자산이 57% 늘어난다는 뜻으로 경세성 면에서 ISA 도입이 타당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세제혜택이 고소득층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소득분위 1~10 중 최고소득층인 10분위(가입자 연평균소득 6118만원)가 받는 세제혜택은 758억 4000만원으로 전체 소득분위 평균인 322억원의 2배가 넘는다. 이들의 금융자산증가는 672억 800만원으로 세제혜택보다 86억 3200만원이나 적고, 편익/비용도 0.89로 1에 못미친다.

반면, 최저소득층인 소득분위 1(연평균소득 349만원) 경우 127억 7300만원의 세제혜택을 받는 반면 금융자산은 380억 8900만원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익/비용은 2.98로 전체 10분위중 가장 높았다.

ISA는 세제혜택을 통해 서민중산층의 목돈마련을 돕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는데, 결과적으로 고소득층이 가장 많은 비과세 감면혜택을 누리면서도 그보다 못한 수익을 거둬 세금만 퍼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용역을 수행한 조세재정연구원 이상엽 연구위원은 "고소득층에 세제가 집중되는 면이 있지만 재산형성 측면에서는 비용대비 편익비율이 높은 저소득 서민들도 혜택을 보는 것"이라면서 "ISA가 활성화가 되려면 금융회사의 참여를 유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파이를 키워야해 결국 고소득층의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제성 분석은 정부가 지난해 수행한 가계금융조사 데이터를 기초로 ISA 가입률을 모든 소득분위에서 동일하게 20%로, 납입액도 기보유한 금융자산의 10%로 가정한 것이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은 각각 75대 25의 비중으로 투자하며 평균수익률은 4%로 정했다.

ISA 도입배경중 하나인 국민들의 금융자산 불평등 해소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ISA도입 전후 금융자산 분포에 대한 지니계수(소득불균형지수로 1보다 0에 가까울 수록 소득이 균형적임)는 도입전 0.4086에서 도입 5년뒤 0.4126로 높아졌다. 이는 ISA를 도입하지 않았을 때 5년뒤 지니계수가 0.4131로 악화되는 것을 감안하면 0.13%정도 개선 효과가 있으나 그 차이는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조세재정연구원도 이때문에 "형평성만 놓고보면 제도 도입의 타당성이 다소 낮다"고 밝혔다.

이상엽 연구위원은 "저축여력이 없는 서민과 중산측의 혜택이 제한적이고 저축증가 효과 대신 단지 자산만 ISA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경제성과 정책성을 모두 감안한 종합평가에서는 도입하는 쪽의 타당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ISA는 모든 근로자와 사업소득자 대상으로 예적금과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을 편입하는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계좌내 편입한 금융소득에대해 최소 5년이상(연소득 5500만원 이하자는 3년이상) 유지시 순소득 200만원까지 비과세하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9% 분리과세를 적용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