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전 오늘… 어느 호텔에서 시작된 '美 최악의 정치스캔들'

박성대 기자
2016.06.17 05:45

[역사 속 오늘] 워터게이트 사건 발생

1974년 8월 최종 탄핵안이 통과된 뒤 사임연설을 하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사진출처=위키피디아

미국 제38대 대통령 선거를 약 4개월 앞둔 44년 전 오늘(1972년 6월 17일), 워싱턴 워터게이트 호텔 경비원이 후미진 계단 구석에 이상한 물건을 발견한다. 녹음기였다.

이날 새벽 2시쯤 경비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 건물 내에 있던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침입, 문서를 촬영하고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던 남자 5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사무실은 공화당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 도전장을 낸 민주당 조지 맥거번 후보의 선거대책본부로 쓰이고 있었다.

경찰은 단순 가택침입사건으로 처리하고 사건 발생 후 몇 시간 만에 미국 전 매체에 의해 경찰발 단순 절도기사로 보도된다. 하지만 범인들 중 한 명의 수첩에서 닉슨 대통령 측근의 백악관 사무실 전화번호가 발견된다.

이어 워싱턴포스트의 기자 밥 우드워드, 칼 번스타인이 익명의 고위 관리 제보를 바탕으로 특종보도를 잇따라 하면서 미국과 전세계가 발칵 뒤집어진다. 단순 가택침입사건이 미국 최악의 정치스캔들인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확대된 것.

백악관 측은 "정권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3류 절도사건"이라는 주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 사건에 닉슨 대통령이 관여돼 있다고 확신한 민주당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상규명에 나섰다.

미국 최악의 정치스캔들인 '워터케이트 사건'의 발단이 된 워터게이트 호텔./사진출처=위키피디아

일이 커지자 닉슨 대통령은 CIA(중앙정보국)를 움직여 FBI(연방수사국)의 조사를 막기까지 한다. 이듬해 1월 워터게이트 호텔 침입 당사자들이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에 닉슨 대통령은 자신에 불리한 증언이 나오지 않도록 보좌진을 해고하고 법무장관을 경질해버린다.

결국 백악관 보좌관이었던 알렉산더 베터필드는 닉슨 대통령의 FBI 조사 방해 지시가 기록된 비밀 테이프 존재를 폭로한다. 테이프를 공개하라는 여론과 민주당의 비난에도 닉슨 대통령은 국가보안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지명된 특별 검사 아치볼드 콕스가 공식적인 증거로 테이프 제출을 요구하자 닉슨 대통령은 그를 해임시키기까지 한다. 결국 미국 하원사법위원회는 닉슨 대통령에 대한 최종 탄핵안을 가결시킨다.

닉슨 대통령은 가결 4일 뒤인 1974년 8월 9일 대통령직을 사임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문'(門)이라는 뜻의 '게이트'(gate)는 권력형 비리 의혹, 부패스캔들 등의 의미로 쓰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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