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파생시장의 또 다른 이정표, 해외지수선물

김도연 한국거래소 파생시장본부 상무
2016.07.14 15:59

해외지수선물 상장을 통해 해외시장 직접투자 수요 국내 유치

유럽 최대 파생상품거래소 유렉스(Eurex)의 대표상품 중 하나인 유로스톡스50선물이 지난달 27일 국내 시장에 상장됐다. 유로스톡스50선물이 본국 시장인 유렉스를 벗어나 상장, 거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렉시트 등의 여파로 투자자들이 아직까지는 다소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지만, 연내 해외 트레이딩전문회사가 시장기여자로 참여하게 되면 시장은 더 활기를 띨 것이므로 초기 유동성은 무난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세계 각국시장 간 상호영향이 날로 증가하고 매매 인프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자본시장의 국경은 사라졌으며, 그 결과로 해외상품에 대한 직접투자 수요도 늘어나게 됐다.

이에 따라 해외 주식, 채권뿐만 아니라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ELS(주가연계증권)가 고수익 투자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해외지수를 기초로 한 ELS 발행규모가 점점 커졌다.

여기에 ELS 헤지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2011년 456억 달러 수준이었던 국내투자자의 해외주가지수 파생상품 거래규모는 2015년 9592억 달러로 20배 이상 급증했다.

투자시장 여건은 이렇게 변화했으나 해외시장 직접투자를 원하는 국내 투자자에게는 여러 불편함이 있었다. 우선 시차로 인한 거래기회 포착의 어려움, 국내 상품보다 3~5배 비싼 위탁수수료, 환리스크 감수 및 환전의 번거로움, 익숙지 못한 거래환경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제 해외지수선물의 국내거래를 통해 이런 불편함이 일거에 해결될 것으로 본다. 더불어 국가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해외로 나가는 자금을 국내로 유치하게 되어 국부유출을 차단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그간 해외거래소와 오랜 시간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외지수선물 최초상장’이라는 명분보다는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상품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리고 그 결실을 이제 하나씩 보고 있는 것이다. 이미 상장된 유로스톡스50선물과 함께 지난 6월 교차상장 의향서를 체결한 홍콩거래소의 항셍 중국기업지수(H지수) 선물은 국내투자자 거래량이 1, 2위인 해외지수 상품이다.

이들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 ELS시장 규모는 6월 현재 각각 43조원과 36조원에 달해 향후 ELS 헤지를 위한 국내 해외지수선물 시장의 역할도 점점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거래소는 중국과 더불어 최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시장에 대해서도 투자 및 위험관리가 가능하도록 뭄바이거래소의 S&P 선섹스(SENSEX) 선물을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H지수 선물과 S&P 선섹스 선물은 본국의 현물시장이 열려 있는 시간대에 거래가 가능하므로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며, 양 시장간 차익거래를 통한 추가유동성 창출 등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CME(시카고상품거래소), 유렉스 연계거래 등 그 동안 추진된 해외협력 사업이 국내 상품의 24시간 거래기반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면, 해외지수선물 도입 등 최근의 협력 사업은 글로벌 대표상품에 대한 원스톱 거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국내 파생상품시장이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돌이켜 보면 그간 코스피200선물․옵션 상장, 국채선물시장 개설 등 오늘의 성공적인 파생상품시장을 가능하게 만든 단단한 디딤돌이 있었다.

해외지수선물 도입은 우리 파생상품시장의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것이다. 다시 20년이 흘러 시장을 돌아볼 때 앞의 상품들과 나란히 언급될 수 있을 만큼 획기적인 사건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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