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햄버거 프랜차이즈 크라제버거(법인명 크라제인터내셔날) 매각이 이르면 7월말 재추진 될 전망이다. 미국에서 제기한 3000만 달러 규모 소송 결과가 재매각 성사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사한 형태의 미국의 유명 프리미엄 클래식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Shack)'가 1호점 개설 등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크라제버거 매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거리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크라제버거 직영점 운영자가 크라제버거를 상대로 제기한 3000만 달러 규모 손해배상 소송 판결이 오는 27일 확정될 예정이다. 이 판결 결과에 따라 크라제버거 재매각 작업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크라제버거 측에선 과도하게 책정된 손해배상 규모를 감안할 경우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되는 만큼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는 재매각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9일 진행한 크라제버거 매각 본입찰에는 인수후보가 아무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한 차례 무산됐다. 예비입찰 과정에서 3개 업체가 참여하며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미국 소송 건이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예비입찰에 참여한 국내 SI(전략적투자자) 2곳은 미국 소송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이유로 크라제버거 본입찰 연기를 요청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크라제버거 측은 미국 소송 결과를 확인하는 대로 법원과 협의를 통해 재매각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크라제버거 최대주주는 현재 사모펀드(PEF) 나우IB캐피탈로, 나우아이비12호펀드를 통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크라제버거는 2013년 회생절차를 시작했고, 나우IB캐피탈은 회생계획안 인가 전 M&A(인수합병)을 통해 2014년 크라제버거를 150억원에 인수했다.
크라제버거 매각가격은 100억원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제버거 자기자본은 5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미국 소송은 현지에서 크라제버거 직영점 한 곳을 운영하던 이로 알려졌다. 직영점을 약 1년반 운영한 뒤 매각했는데, 한국 본사에서 적절한 투자가 없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시장에선 크라제버거 자기자본을 감안할 경우 3000만 달러의 소송 규모는 과도한 편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결국 미국 소송 판결 결과에 따라 크라제버거 재매각 성사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소송에서 크라제버거가 승소해 손해배상 책임에서 자유로워진다면 매각 절차를 다시 밟는 데 지장은 없는 상황이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한 국내 식품 프랜차이즈 회사는 미국 소송 결과에 따라 재차 크라제버거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제버거 측은 재매각을 추진할 경우 다시 입찰 공고를 내는 방안뿐 아니라 수의계약을 진행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크라제버거는 1998년 11월 설립된 국내 토종 수제 햄버거 프랜차이즈다. 2014년 매출액은 97억원에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말 기준 수도권 주요 지역에 8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전국에 36개의 가맹점을 관리하고 있다. 버거킹 등 대형 프랜차이즈와 경쟁에서 고전하며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013년 12월 회생절차 개시 결정 뒤 2014년 나우IB캐피탈이 인수한 뒤 같은 해 9월 회생절차종결 결정을 받았다. 다만 미국 소송 영향으로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 5월부터 다시 회생절차가 시작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19일로 예정된 본입찰에 인수후보자가 참여하지 않은 건 미국 소송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서고, 국내 SI 2곳에서 본입찰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법원과 협의를 거쳐 미국 소송 결과가 나온 이후인 7월말이나 8월초부터 다시 매각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