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융상품에 '로보어드바이저' 함부로 못 쓴다

정인지 기자
2016.08.17 10:41

금융위, '로보어드바이저' 명칭 사용 제한 검토

지난 4월 열린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서비스 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2016.4.7/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금융회사들이 그동안 자동 자산관리 시스템을 일컫는 '로보어드바이저'라는 말을 금융상품명이나 홍보에 자유롭게 사용하는데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로보어드바이저'라는 명칭 사용을 제한할 것을 검토 중이다. 지난 6월 로보어드바이저를 규정하는 자본시장법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데다 이달 말부터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가동하는 데 따른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시스템을 통해 투자자의 투자 성향을 파악하고 투자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자산을 저비용에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금융투자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특별한 요건이 필요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직접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자시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5가지의 요건을 충족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영업행위를 인정하기로 했다. △투자자 성향 분석을 직접 실시할 것 △투자대상이 하나의 종류·종목에 집중되지 않을 것 △매 분기별로 1회 이상 운용방법을 변경할 것 △운영·보수를 책임질 전문인력을 1인 이상 둘 것 △요건이 갖춰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금융위가 정한 절차를 거칠 것이다. 마지막 요건인 '금융위가 정한 절차'는 이달 말 시작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가 된다. 6개월여간의 심사를 거쳐 통과된 업체는 곧바로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로써는 금융회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라는 말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어 추후 금융위의 테스트베드까지 거친 상품들과 혼동될 여지가 있다. 또 자시법 시행령에서 이미 로보어드바이저 요건을 제시한 만큼 이에 적합한 상품들만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많은 금융사들이 단순 퀀트, 시스템트레이딩까지도 '로보어드바이저'라는 말로 홍보하고 있어 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자시법 시행령이 그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미 상품 명에 로보어드바이저가 포함된 곳들이 있다는 것이다. 키움자산운용은 쿼터백투자자문과 손잡고 공모 펀드인 '키움 쿼터백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를 출시한 상태다.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도 로보어드바이저 랩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국내주식만을 대상으로 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 있는데 이 경우 투자대상이 하나의 종류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금융위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 특히 펀드는 앞으로 로보어드바이저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 펀드는 판매사가 증권사기 때문에 투자자 성향을 직접 분석할 수 없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갖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TF를 통해 업계의 의견을 듣고 있으며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 등은 이달 말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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