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사모펀드(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 단기채권형 펀드(레포펀드)가 안전자산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초 이후 안정적인 운용성과를 내면서 자금유입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현재 레포펀드는 주로 증권사들이 출시하고 있는데, 헤지펀드 업무 겸영 증권사 9개사 중 대부분이 주식형펀드보다 레포펀드 비중이 절대적이다. 증권사들은 지난 2016년 6월 시장 활성화를 위해 헤지펀드 운용업 겸영이 허용되면서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레포펀드의 최대강점은 만기가 통상 5년 안팎인 주식형펀드 보다 짧고 시장 변동성과 상관없이 안전자산인 채권 투자수익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레포펀드는 여러번 우량 투자채권을 담보로 레버리지(부채)를 일으켜 추가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우선 모집자금으로 국공채나 은행채 등을 매수하고 이를 담보로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다시 국고채나 은행채 등에 투자한다. 이후 다시 이를 여러번 반복하면서 원금 보다 휠씬 많은 부채를 일으켜 채권에 투자방식으로 일반 채권형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
김동국 신한금융투자 헤지펀드운용부장은 "레포펀드는 레버리지를 이용해 추가로 수익을 더 얻을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해 올해 기대수익률이 2~3% 수준으로 일반 채권형펀드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식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한 단기유동성 상품"이라고 말했다.
레포펀드는 이처럼 안정적인 운용을 무기로 올들어서도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교보증권의 레포펀드가 대표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레포펀드 설정액이 현재(이하 지난 14일 기준) 3조8200억원 규모로 지난해말(1조4500억원) 보다 2조3700억원(164%) 가까이 급증했다.
5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2.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체 헤지펀드 설정액의 12%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 174개 레포펀드가 연초이후 수익률이 모두 0% 초반~1% 후반의 플러스 수준으로 안정적인 게 자금유입으로 이어졌다. 신한금융투자측은 "입출금이 제한되는 폐쇄형과 함께 수시입출금형과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대가치형, 손실 가능성을 낮춘 세이퍼형 등 차별화된 상품의 안정성이 부각되며 설정액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채권형 사모펀드 강자인 교보증권은 레포펀드 설정액이 3조8900억원 규모로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 중 가장 크다. 지난해 말(3조1600억원)에 비해 7300억원(23%) 증가했다. 역시 315개 펀드의 연초이후 수익률이 모두 0%초반~1%후반의 플러스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게 강점으로 작용했다.
공격적으로 레포펀드를 출시하고 있는 DS투자증권(옛 토러스투자증권, 9200억원)과 기업금융에 특화된 IBK투자증권(7200억원)도 각각 1200억원(15%). 1700억원(31%) 가량 증가해 뒤를 이었다. 한 채권 전문가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여파로 글로벌 증시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단기 유동성 자금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때문에 당분간 헤지펀드 시장에서 레포펀드 자금유입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