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증시가 3일 하락세를 보였다. 세계무역기구가 유럽에 관세를 매기려는 미국의 손을 들어주면서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미국과 유럽의 관세전쟁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2.01% 하락한 2만1341.74를 기록해 지난 달 9일 이후 약 3주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토픽스지수 역시 1.72% 떨어진 1568.87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수출 관련주가 약세를 보였다. 종목별로는 토요타(-2.47%), 스즈키(-3.97%) 등 자동차주와 파낙(-2.62%), 소프트뱅크(-2.02%) 등 가치주가 하락했다. 반면 스마트폰 앱을 통한 투자서비스 '라인 증권'을 출범한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5.42%)이 대폭 상승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제조업 침체를 나타내는 경제 지표와 함께 유럽연합(EU)과도 관세 전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우려로 위험 회피성 매도가 우세했다"고 분석했다. 전날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약 6주 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하며 일제히 1.5% 넘게 급락했다.
전날 발표된 9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8로 두달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미국 제조업 경기 둔화가 본격화한 셈이다.
중국에 이어 유럽과의 관세전쟁 우려도 퍼졌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이날 EU의 에어버스 등 항공기 보조금 지급에 대해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미국에 연간 75억달러어치의 EU 상품에 관세를 부과할 권리를 부여하면서다. 관세 부과가 예정된 18일까지 미국과 EU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양측간 관세 싸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해외투자자들이 미중 이외에 미국과 유럽의 갈등도 본격화하면 세계 경제가 침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의 위험 회피 전략이 선명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중국 증시는 국경절 연휴로 휴장했다. 중국 본토 금융시장은 지난 1일부터 오는 7일까지 '건국 70주년 기념일(국경절)'을 맞아 일주일간 휴장한다. 이밖에 홍콩 항셍지수는 장 내내 하락세를 보이다 마감 직전 반등하며 0.26% 오른 2만6110.31을 나타냈다. 대만 자취엔지수는 0.66% 하락한 1만0875.91로 장을 마감했다.
홍콩 정부가 송환법 반대 시위 진압을 위해 계엄령에 준하는 긴급법 발동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집회, 시위 중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기 위해 4일 내각 특별회의를 열어 의회 동의 없이 행정장관 직권으로 발동하는 법적 조치인 긴급법 발동을 결정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최대 증권사인 UOB-카이히언의 스티븐 렁 이사는 "투자자들은 마스크 금지법이 적어도 시위를 한층 진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의 신원이 확인된다면 일부 시위자들은 시위에 참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