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내렸다. 금리인하가 예상되지만 기대감보다는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섰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이 당초 예상됐던 다음달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보도도 한몫했다.
◇美 소비자신뢰 또 하락…예상치 하회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전날보다 2.53포인트(0.08%) 내린 3036.8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종가 기준, 장중 기준 사상최고치를 모두 갈아치운 S&P 500 지수는 이날도 장중 한때 3047.87까지 뛰며 장중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30포인트(0.07%) 하락한 2만7071.4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9.13포인트(0.59%) 떨어진 8276.85에 마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29∼30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30일 FOMC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97.3%, 동결할 가능성을 2.7% 각각 반영하고 있다. 사실상 금리인하에 베팅한 셈이다.
한달 전엔 시장이 판단한 금리인하 확률이 불과 49.2%였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게 뛰었다. 9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0.3% 줄며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은 소비자신뢰의 악화도 거듭 확인됐다. 비영리조사기구인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0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index)는 125.9로 전월(126.3)에 비해 떨어졌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128.3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9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으로 떨어졌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75~2.00%다. 앞서 연준은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각 25bp(1bp=0.01%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만약 이번에도 금리를 내린다면 3차례 연속 인하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금리인하를 이것으로 중단할지 여부에 쏠려 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이달말 추가 금리인하를 결정하고, 금리인하 사이클을 끝낼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성명서에 등장한 '경기확장 유지를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문구가 이번에 삭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월 직접 언급했던 '중간사이클(midcycle) 조정'이 완료됐음을 밝힐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금리인하는 미국의 경기둔화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비한 '미세조정'이란 게 연준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마크 해펠레 CIO(최고운용책임자)는 "연준은 이번에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만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전쟁의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고 있는 만큼 저금리만으론 투자의 급격한 반등을 불러올 수 없다"고 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 11월 APEC서 못 할 수도"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서명이 11월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통신에 따르면 미국 관리는 "만약 이때 서명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이는 단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아마도 11월 칠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에 최종 서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를 1단계 협정이라고 부를 것이지만, 이는 (전체 무역합의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 협상에서 1단계 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지만 합의문에 서명하지는 못했다. 1단계 합의에 따라 미국은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중국산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는 계획을 연기했다. 또 중국은 연간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미국은 미중 무역협상이 잘 진행될 경우 12월로 예정된 대중국 추가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미국은 12월15일부터 1600억달러(약 19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0.62포인트(0.16%) 내린 398.37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2.09포인트(0.02%) 하락한 1만2939.62, 영국 FTSE 100 지수는 25.02포인트(0.34%) 떨어진 7306.26을 기록했다.
반면 프랑스 CAC40 지수는 9.57포인트(0.17%) 오른 5740.14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이틀째 내렸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한몫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7센트(0.5%) 떨어진 55.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2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밤 9시13분 현재 7센트(0.1%) 내린 61.50달러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원유선물시장 애널리스트들을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약 7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미 달러화는 약세였다. 이날 오후 5시56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1% 내린 97.68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내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5.90달러(0.4%) 하락한 1489.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