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견·중소 회계법인協 통합 빅4 대항한다

조준영 기자
2019.11.04 15:20

'감사인 등록제' 맞춘 몸집 불리기…최대 40개 회계법인으로 구성 전망

이르면 내년 1월 중견회계법인협의회와 중소회계법인협의회를 통합한 가칭 '등록법인협의회'가 출범할 전망이다. 감사인등록제에 따라 회계 지형이 급변하면서 일명 '빅4'(삼일·삼정·한영·안진) 대형회계법인에 대항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4일 회계업계 등에 따르면 이들 중견·중소회계법인들은 지난 9월 1차로 등록된 20개 회계법인 중 빅4를 제외한 16개 회계법인을 포함, 2·3차 등록을 신청한 24개 회계법인들을 아우르는 새로운 협의회를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인등록제'는 지난 2017년 10월 외부감사법 개정에 따라 도입된 제도로 상장회사를 감사하려는 회계법인은 요건을 갖춰 금융위에 등록토록 했다. 일정규모 이상의 회계사 수와 시스템을 갖춰 회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금융당국은 지난 9월 20개 회계법인을 상장회사 감사인으로 1차 등록한 데 이어 추가신청한 회계법인들을 2차(올해 12월), 3차(내년 1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심사·등록할 계획이다.

이번 제도도입으로 기존의 중견·중소 등 법인규모로 구분 짓던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통합의 배경이 됐다. 한 중견회계법인 대표는 "앞으로 중견·중소보다 등록·미등록 여부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등록법인들의 공통관심사에 대해 논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계품질, 조직관리를 포함해 고객관리 정보교환 등 (통합과정에서) 여러 방식을 검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회계사 수, 매출액 등 빅4와 큰 차이를 보이는 중견·중소법인들의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반영됐다. 새 법인협의회는 향후 회계 관련 정책 도입·시행과정에서 비(非)빅4의 요구를 반영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이 이뤄지면 중소회계법인들은 등록법인협의회로 자연스레 흡수될 전망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내년 7월부터 본격적인 상장회사 감사가 시작된다"며 "감사인등록 여부에 따라 매출 차이가 커지기 때문에 회계법인간 인수합병과 (등록법인으로의) 회계사 이직이 잦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빅4는 공식적인 협의 기구는 존재하지 않지만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상시적으로 의견교환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4 관계자는 이와 관련, "매출액이나 규모로 볼 때 협의회를 만들 경우 사실상 시장지배자가 되기 때문에 공정위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상호 경쟁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협의회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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