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은 투자자 피해 100%를 즉시 배상하라" "'썩은 생선'(옵티머스 펀드)을 판매한 NH투자증권은 투자금 전액을 즉각 반환하라".
최근 NH투자증권이 투자원금의 40%에서 최고 70%에 이르는 유동성 지원안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은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즉시 100%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당국이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은행·증권사들로 하여금 투자자들에게 100% 피해를 배상토록 압박해 이를 관철시킨 것도 옵티머스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기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원칙상 펀드 투자금의 환매 의무를 부담하는 주체는 운용사이지 판매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펀드 계약과정에서 자금은 투자자→판매사→운용사(옵티머스)로 흘러들어간다. 판매사는 판매과정에서의 위법행위에 책임을 질 뿐 운용행위에 대한 책임은 운용사가 지는 게 보통이다.
이번 옵티머스 사태처럼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판매사가 투자자들에게 돈을 물어주게 되더라도 '100% 배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판매사들이 운용사와 사실상 공모(共謀, 공동모의)해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라임 때는 일부 판매사가 라임 측 부실을 알고 난 후에도 계속 펀드를 팔았다는 이유로 사기행각의 '사실상 공범'이라는 점이 인정돼 투자자들이 '100% 배상'을 받는 것이 가능했다.
이보다 앞서 판매사의 100% 상환 책임이 부과된 사례였던 '피닉스 항공기 펀드' 사건 때도 판매사가 사실과 다른 정황을 알면서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잘못 알려줌으로써 투자자들에게 펀드를 팔았다는 점이 재판 과정에서 확인됐었다.
라임 및 항공기 펀드 사건의 공통점은 바로 "판매사들이 운용사 측의 부실을 알고 있었다"는 부분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주범들의 적극적인 사기행각에 속았을 뿐 의도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부실펀드를 떠넘긴 게 아니라는 주장하고 있다.
실제 미래통합당 사모펀드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은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주범들은 공공기관 등과의 자산양수도계약서를 위조해 NH투자증권 등 판매사들을 속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정황은 NH투자증권 상품심의위원회에 김 대표가 참석해 상품 내역을 소개한 녹취록에 잘 담겨 있다. 위원회가 이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한 바 있다.
위원회는 하나은행·예탁결제원에 대해서도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너무나 소홀히 했다"고 질타했다. 수탁기관인 하나은행은 펀드 계좌에 비상장사 사모사채만 채워져 있는 상황에 아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사무관리사였던 예탁결제원은 비상장사 사모사채로만 채워진 펀드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채워져 있는 것처럼 펀드명세서를 작성해줬다. 이 펀드명세서는 NH투자증권 등 판매사들을 속이는 데 활용됐다. 그만큼 옵티머스 주범들의 준비가 치밀했다는 것이다.
한편 투자자들의 비판은 NH투자증권으로만 쏠려 있다. 자신들은 NH투자증권 간판을 보고 투자한 만큼 NH투자증권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NH투자증권은 판매사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유동성 지원안을 내놨지만 이를 넘어서는 법적 책임까지 질 의향은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어 양측 이견의 골이 깊다. 투자자와 NH투자증권 사이의 이견은 결국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내달 1일 개시될 김 대표 등 옵티머스 주범들의 재판에서 이들이 빼돌린 자금의 사용처 등은 물론이고 NH투자증권, 하나은행, 예탁결제원 등 펀드 시스템을 구성하는 각 주체들의 책임 등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누가 얼마의 책임을 져야할지 결정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