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최고치에도 '울상' 디즈니…줍줍 기회 VS 손절 타이밍?

강민수 기자
2021.11.16 15:09

미디어 공룡 월트디즈니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플러스'의 성장 둔화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국내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디즈니 순매수 규모는 4억7665만달러(약 5626억원)다. 국내투자자들이 투자한 미국 주식 가운데 상위 15위 규모다. TSMC(4억2162만달러), 팔란티어(3억9908만달러), 로블록스(3억6855만달러) 등보다 높다.

그러나 최근 디즈니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며 상당수 투자자는 울상이 됐다. 특히 지난 3분기(회계연도 기준 4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11일은 '최악의 날'로 꼽힌다.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며 디즈니 주가는 7.07% 급락했다. 이는 디즈니가 2011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2011년 9월10일 9.1% 급락 이후 10년 만에 최대 폭이다. 현 주가는 지난해 12월 10일(154.69달러) 이후 최저치다.

디즈니의 3분기 매출은 185억3000만달러(21조8246억원)로, 월가 예상치(187억9000만달러)를 밑돌았다. EPS(주당순이익)도 0.37달러로 시장 전망치(0.51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올해 들어 디즈니 주가는 11.9% 하락했다. 최근 미 증시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수익률이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24.7%), 나스닥지수(23.1%), 다우지수(18.0%) 등 미 증시 3대 지수와 비교해봐도 턱없이 낮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오상호 대표가 14일 오전 진행된 디즈니플러스 코리아 미디어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는 오는 11월 12일 국내 론칭된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2021.10.14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내세웠던 디즈니플러스의 성장세도 둔화됐다. 디즈니플러스의 3분기 신규 구독자 수는 210만명으로, 직전 분기(1260만명)의 6분의 1에 그쳤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신규 구독자 수(440만명)와 비교해도 절반에 못 미친다.

디즈니를 향한 증권가의 시선은 갈린다. 디즈니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아직 디즈니플러스의 구독자 확장 여력이 남아있고 신규 콘텐츠 제작도 본격화할 만큼 성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디즈니플러스는 11월 한국·대만·홍콩 출시로 현재 60개 이상의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내년에는 중앙 유럽, 중동, 남아프리카 포함 50개 이상의 국가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디즈니·마블·픽사·스타워즈 등 오리지널 콘텐츠 양을 두 배로 늘릴 예정으로, 현재 개발 및 생산 단계에 있는 로컬 오리지널 타이틀도 340개 이상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지연됐던 신작 출시 재가동도 기대 요소다. 유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었고 디즈니 플러스의 서비스 지역이 확대되면서 구독자 수 증가세는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디즈니 측이 제시한 2024회계연도 예상 가입자 수 전망치는 2억3000만~2억6000만명이다.

반면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예상보다 빠른 구독자 수 둔화세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 소재 투자회사 애틀랜틱 이퀴티즈는 디즈니의 목표가를 219달러에서 172달러로 낮췄다.

해밀턴 페이버 애널리스트는 "디즈니 프랜차이즈 팬들은 이미 대부분 디즈니플러스에 가입했을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가입자 유인이 제한될 수 있다"며 "스트리밍 서비스 성장세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공 콘텐츠를 빠르게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IB(투자은행) 룹캐피탈도 디즈니의 목표주가를 220달러에서 20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앨란 굴드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도 디즈니가 강력한 성장세 반등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성장세가 개선된다고 해도 주로 내년 하반기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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