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밸류업과 행동주의

김은령 기자
2025.01.24 04:30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캠페인이 하나둘씩 공개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코웨이에 주주환원 강화를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내고 이를 공개한 것을 시작으로 FCP(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도 지난 해에 이어 KT&G에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하며 캠페인 시작을 알렸다. 주총 시즌이 가까워질 수록 주주제안에 공개적으로 나서는 펀드가 늘어날 전망이다.

행동주의란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가 배당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 기업경영 효율화,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며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뜻한다. 최근 수년간 이 같은 전략을 추진하는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대상이 된 회사는 2020년 31곳에서 지난해 41곳으로 증가했다. 주주제안 안건도 같은 기간 110개에서 154개로 늘었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의 지분율이 낮고 최대주주 영향력이 큰 특성상 주주제안 안건이 통과되는 사례는 드물다.

주식투자 인구가 증가하고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인식이 늘어나며 행동주의 캠페인은 향후에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채택 등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독려하는 분위기도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국내 경제가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기업들의 성장도 둔화되고 있고 투자자들은 기업가치를 제고해 주가를 높이고자 하는 수요도 맞물린다.

특히 밸류업 정책이 시작되고 기업들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하면서 행동주의 캠페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밸류업이 정부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거는 정책이기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에 주주가치 제고 등에 관한 정책 도입을 요구했을 때 과거처럼 무시하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기업가치제고라는 측면에서 밸류업과 행동주의는 궤를 같이 한다. 행동주의 캠페인이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 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해 펀드 투자자 뿐 아니라 전체 주주에게 이득이 되고 결과적으로 기업도 성장할 수 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테다.

반면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를 위한 곳간을 비워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주주 이익을 선택하거나 공격적인 경영권 분쟁 이슈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과거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에 과도한 배당 등을 요구하거나 경영권 분쟁 등으로 이어지는 경험으로 기업을 흔들어 주가를 높여 수익을 거두고 떠나는 '먹튀'라는 비난을 당하기도 한다.

때문에 행동주의가 국내 상장 기업, 더 나아가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긍정적인 파트너가 되는 이상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일반 투자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투자자들이 행동주의 캠페인 내용과 주주제안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주주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 기업과 투자자, 국내 증시가 살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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