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감사보고서 제출을 미루고 있는 회사가 올해도 속출했다. 감사보고서 제출 시점이 지연된다고해서 거래소로부터 제재를 받지는 않지만 재무구조에 문제가 발생한 기업일 가능성이 높은만큼 투자자들 유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이날까지 2024년 사업보고서제출기한연장신고서를 낸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총 43곳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기업 7곳, 코스닥 기업 36곳이다. 이중 코스닥 상장사 휴림로봇과 앱클론은 제출 마감시한을 넘긴 지난 24일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들 상장사가 사업보고서제출기한연장신고서를 낸 이유는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절차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식회사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장사는 외부감사인으로부터 받은 감사보고서를 정기 주주총회 1주전까지 거래소에 제출하고 공시해야한다. 대부분 국내기업 주주총회 일정이 오는 3월28일부터 3월31일까지 몰려있는만큼 늦어도 지난 21일까지 감사보고서를 공시했어야했다.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는 사유는 회사마다 다양하지만 통상적으로 외부감사인이 감사의견 형성을 위한 충분한 감사증거를 제출받지 못했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화장지 등을 생산하는 코스피 상장사 삼정펄프 외부감사인 현대회계법인은 재무제표 관련 감사증거 제출지연 등의 사유로 회계감사절차를 완료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삼정회계법인은 RNA를 활용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코스닥 상장사 올리패스에 대해 다른 감사인으로부터 감사받은 2023년 재무제표 상 식별된 왜곡표시와 지난해 재무제표상 식별된 왜곡표시를 수정반영한 재무제표를 받지 못해 적합한 감사절차를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할 수 없다고 공시했다.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을 밝힌 기업들은 오는 4월7일까지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한다.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된다고 거래소로부터 별도 제재를 받지는 않는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감사보고서가 제출되면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들 종목을 사들이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올리패스 주가는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공시가 나온 뒤 급락했지만 이후 반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들과 달리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고 있다는 건 재무제표에 문제점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외부감사인은 의견거절, 한정, 부적정 등 비적정 의견을 제시하는데 감사의견 비적정은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고 있는 기업 대다수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일뿐 아니라 이미 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 또는 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차량용 카메라 렌즈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노블엠앤비는 지난 21일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사실을 밝힌 뒤 3일만에 회생절차개시결정 사실을 공시했다.
한편 2차전지 기업 금양을 비롯해 KC코트렐, KC그린홀딩스, 범양건영 등은 감사인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