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 편입 무산될라...주매청 가액 높인 동원산업

지영호 기자
2025.05.10 06:00
최근 한달간 동원산업·동원F&B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동원F&B 편입을 추진하는 동원산업이 금융감독원의 정정명령이 없었음에도 정정된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주식교환을 추진하는 두 회사의 주식매수청구가액을 종전보다 높인 내용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높아진 증권신고서 허들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8일 동원산업은 이사회를 열어 동원F&B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가액을 상향하는 내용을 결의하고 금감원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동원산업은 종전 3만5024원에서 3만5643원으로 619원, 동원F&B는 종전 3만2131원에서 3만2490원으로 359원을 각각 인상하는 내용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통상 주식매수청구가액은 이사회 결의일 전을 기준으로 △최근 2개월 △최근 1개월 △최근 1주일의 평균가격으로 산정한다. 다만 '배당락이나 권리락이 있는 날'이 1주일 이전이면서 이 기간에 포함되면 해당일로부터 이사회 결의 전까지의 평균가격을 낸다. 동원산업의 배당락일이 3월28일이어서 당초 산정기간은 짧게 책정됐다.

하지만 동원산업은 검토 과정 중 주식배당이 아닌 현금배당의 경우 배당락을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석을 확인했다. 당초 배당락일을 반영한 기간동안 산정한 가격보다 배당락일이 반영되지 않은 기간의 가격이 높아 정정하지 않으면 회사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에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금감원으로부터 그러는게 좋겠다는 답변을 받고 기간을 늘려 가액을 높이는 결정을 했다.

동원그룹 /사진=동원그룹

물론 주주들이 해당 가격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가액보다 두 회사의 시장가격이 월등히 높아서다. 9일 한국거래소 종가 기준 두 회사의 주가는 이사회에서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안을 의결한 지난달 14일 이후 각각 18%(동원산업)와 9%(동원F&B) 올랐다. 다음달 11일부터 7월1일까지 주식매수청구가액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행사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가액을 높인 것은 최근 금융당국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금감원은 '소액주주의 권익보호'와 '시장 신뢰 회복 강화'를 이유로 증권신고서 심사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번째 증권신고서를 준비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게다가 동원그룹은 2022년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동원산업의 기업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다가 소액주주의 반발로 합병비율을 조정한 경험이 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의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증권신고서에 기재돼야 하고 주주와의 소통이 있어야 한다"며 "부족하다면 횟수와 관계없이 정정요구를 하겠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정정된 증권신고서에 대해 수정요구를 하지 않는다면 동원산업은 보통주 신주를 발행해 동원F&B 주주에게 1대 0.9150232의 교환비율로 지급할 예정이다. 주식교환 후 동원F&B는 상장폐지와 함께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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