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마약했던데" 부모 화들짝…강남 학원가 덮친 음료 테러[뉴스속오늘]

"자식 마약했던데" 부모 화들짝…강남 학원가 덮친 음료 테러[뉴스속오늘]

차유채 기자
2026.04.16 06:02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강남 학원가 일대에서 범행도구로 사용된 마약음료 /사진=머니투데이 사진 DB
강남 학원가 일대에서 범행도구로 사용된 마약음료 /사진=머니투데이 사진 DB

2024년 4월 16일,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의 필로폰 공급 총책인 중국인 A씨(38)가 캄보디아에서 붙잡혔다.

이 사건은 2023년 4월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이 든 음료를 건넨 뒤, 이를 빌미로 학부모를 협박한 범죄다. 수사망이 좁혀지자 중국에서 캄보디아로 밀입국해 잠적했던 A씨는 국정원·검찰·경찰과 캄보디아 경찰의 '4각 공조' 끝에 검거됐다.

"기억력·집중력에 좋대" 마약 음료 건넨 뒤 '협박'
마약 음료 용의자 사진.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사진=머니투데이 사진 DB
마약 음료 용의자 사진.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사진=머니투데이 사진 DB

사건은 2023년 4월 3일 발생했다. 이날 오후 4명의 아르바이트생이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 시음 행사라며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메가 ADHD'라는 라벨이 붙은 음료를 건넸다. 학생들은 시음 행사라고 생각해 의심 없이 마셨으나, 해당 음료의 정체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과 엑스터시가 섞인 '마약 음료'였다.

이들은 해당 음료를 마신 학생들에게 "구매 의향 조사에 필요하다"며 부모의 연락처를 알아내 부모에게 "자식이 마약을 했으며, 이를 경찰에 신고하겠다. 싫다면 돈을 내놓아라"고 협박 전화를 걸었다.

피해 학생들은 구토와 어지럼증 등 이상 증세를 보였고, 검사 결과 체내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학부모들은 협박에 응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사건은 불특정 다수의 광범위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 사실상 테러에 가까운 범죄였다. 판결문 기준 최종 피해자는 19명(미성년자 13명·학부모 6명)으로 확인됐다. 마약인지 모르고 투약한 피해 학생들은 다행히 처벌받지 않았다. 또 투약 횟수도 한 번뿐이었고 투약한 양도 소량이었기에 마약 중독 등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 아르바이트인 줄"…현장 가담자 일부 무혐의
서울 강남구 학원가에 퍼진 '마약 음료' 사건 관련 제조 및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남성 길모씨 /사진=뉴스1
서울 강남구 학원가에 퍼진 '마약 음료' 사건 관련 제조 및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남성 길모씨 /사진=뉴스1

시음회를 진행한 4명은 경찰 조사에서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음료수를 건넸다", "마약 성분이 들어 있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마약을 제조하고 이들에게 보낸 자들, 협박한 자들, 범죄를 기획한 총책은 모두 따로 있었다.

과거 현금 수거책으로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1명을 제외한 3명은 마약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돼 기소되지 않았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중국 기반 보이스피싱 조직이 기획한 범죄로 보고 수사를 확대했다. 실제로 협박 전화 발신지와 물류 경로 모두 중국과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인륜 범죄"…징역 7~18년 중형 확정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협박 사건'의 주범인 이모씨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사진 DB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협박 사건'의 주범인 이모씨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사진 DB

재판에 넘겨진 일당은 모두 중형을 선고받았다.

2024년 9월 6일 대법원은 제조책 길모씨(27)에게 징역 18년을 확정했다. 전화 중계기 관리책 김모씨(40)는 징역 10년, 필로폰 공급책 박모씨(37)는 징역 10년, 보이스피싱 모집책 이모씨(42)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미성년자를 영리 도구로 이용한 반인륜적 범죄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범 이모씨(20대) 역시 2025년 4월, 징역 23년이 확정됐다.

서울 강남구 학원가에 '마약 음료'를 공급한 중국인 A씨(39)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된 모습 / 사진=국가정보원
서울 강남구 학원가에 '마약 음료'를 공급한 중국인 A씨(39)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된 모습 / 사진=국가정보원

주범들에게 필로폰을 공급한 A씨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체포돼 2025년 1월 캄보디아 1심 법원에서 징역 26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국정원 등 관계 당국은 A씨의 송환을 시도했으나, 체포 현장에서 필로폰과 제조 설비 등이 발견돼 캄보디아 법에 따라 처벌받게 됐다.

"미성년자 대상 마약, 사형시켜야" 법 개정 추진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건 이후 '미성년자 대상 마약 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했다. 이에 따라 미성년자에게 의사에 반해 마약을 투약할 경우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현행 마약류관리법은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투약하면 5년 이상 징역, 대마를 섭취하게 하면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개정안은 미성년자의 의사에 반해 마약을 투약한 경우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대마를 섭취하게 한 경우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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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유채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차유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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