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의 심장부 뉴욕 맨해튼 거리 한복판. ING,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세계 유수 금융사가 입주한 45층 빌딩 '1133 애비뉴 오브 더 아메리카스'가 우뚝 서 있다. 이곳 27층 한 쪽에 한국거래소 뉴욕사무소가 둥지를 틀었다. 20여평 남짓한 아담한 공간이지만 최근 한 달간 한국 상법 개정안과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를 둘러싼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잇따른 전화통화와 면담 요청으로 숨 쉴 틈 없이 돌아갔다.
최근 뉴욕 현지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난 신병묵 한국거래소 뉴욕사무소장은 "한 달 전쯤 한국 정부가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기존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춘다는 보도가 나오자 미국 기관 투자자들의 문의가 쇄도했다"고 했다. 바로 기관 투자자와 증권사 브로커들이 외신 보도를 통해 한국의 2차 상법 개정과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
신 소장은 "이를 통해 현지 투자자들이 지난해부터 추진된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두고 있음을 몸소 체감했다"고 말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는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에 힘입어 지난 10일 4년2개월 만에 3300선을 돌파한 뒤 연일 신고가를 경신, 최근에는 3400대까지 올랐다. 올해 G20(주요20개국) 국가 중 가장 높은 증시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해외 주요 언론과 미국 금융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 소장은 "해외 기관 투자자의 관심이 고조된 지금이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인지도와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알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뉴욕사무소는 단순히 한국 시장을 미국에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의 선진화된 금융 제도를 국내에 적용하기 위한 리서치에도 힘쓰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가장 큰 화두는 단연 미국의 24시간 주식 거래 추진이다. 올해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일간 거래 시간을 기존 16시간에서 22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나스닥 역시 내년 하반기부터 24시간 거래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한국거래소도 거래시간을 12시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의 업무 부담 등으로 노조 반발이 만만치 않다.
신 소장은 "이곳에서도 거래시간 확대와 관련한 인사·노무 이슈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보다 앞서 추진 중인 만큼 어떻게 해결하는지 파악해 본사와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도 거래시간 연장을 할 때 정규장 시간을 늘릴지, 프리마켓(pre-market)과 애프터마켓(after-market)을 확대할지 등 다양한 연장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인 만큼, 뉴욕 현지 거래소가 이를 어떻게 추진하는지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사무소 개소식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맨해튼 하버드클럽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글로벌 기관투자자, 증권사, 시장평가기관, 미국으로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 등 약 70명의 업계 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는 기념사와 축사를 시작으로 뉴욕사무소 전략 발표, 테이프 커팅, 기념 촬영, 네트워킹 세션 순으로 진행됐다.
이로써 한국거래소는 싱가포르(아시아)·베이징(중국)·런던(유럽)·뉴욕(북미) 등 글로벌 4대 권역에 국내 자본시장 마케팅 거점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정 이사장은 "한국거래소 뉴욕사무소는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인 뉴욕 맨해튼에서 한국 자본시장과 북미 투자자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며 "북미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