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미국 증시가 엔비디아와 애플의 강세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한국 증시도 반도체주(株) 랠리가 지속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 대장주 겸 반도체 2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수요까지 회복되면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23일 오전 10시46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900원(1.08%) 오른 8만4400원에, SK하이닉스는 3750원(1.07%) 오른 35만4750원에 거래됐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 때 8만5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도 52주 최고가인 36만원을 코앞에 둔 35만9500원까지 올랐다.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할 때 이달 들어 삼성전자는 23.5%, SK하이닉스는 37.1% 상승했다. 두 종목 이달 4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이날 반도체주 상승은 엔비디아가 대규모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를 하겠다고 한 소식 덕분이다. 22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오픈AI에 1000억달러(약 139조원)을 들여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납품하는 SK하이닉스와 HBM 3E 12단 엔비디아 납품을 앞둔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모두 강세를 보인다.
'반도체 겨울론'을 내세우며 반도체 주가를 끌어내렸던 모건스탠리도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낙관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모건스탠리는 22일(현지시간) '메모리 수퍼사이클-AI 수요가 메모리 전반을 견인한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해 4분기 D램 ASP(평균판매단가)가 9% 상승할 것"이라며 "2026년 메모리 시장에 상당한 수요-공급 불일치를 야기하며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일제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KB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가를 22.2% 상향한 11만원으로, SK하이닉스 목표가를 35.2% 상향한 46만원으로 설정했다. 삼성전자 목표가가 가장 높은 곳은 11만1000원을 제시한 미래에셋증권, SK하이닉스 목표가가 가장 높은 곳은 48만원을 제시한 SK증권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에 겨울이 없다면 코스피 약세는 어렵다"고 했다. 코스피 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은 약 27%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1일부터 22일까지 코스피는 8.9% 상승했으며, 그 안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반도체는 23%대 폭등했다"며 "수급에서도 반도체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9월 이후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의 87%인 6조2000억원이 반도체에 집중됐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단기적 흐름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3분기 반도체주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AI 시장 성장→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가격 상승→슈퍼사이클이라는 의견은 국내외 통일해 목표가 상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반도체 랠리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23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의 실적이 중요한 분기점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