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이상거래탐지 '자율→의무화'..."보이스피싱 꼼짝마라"

지영호 기자
2025.10.28 16:26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5.10.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로맨스 스캠·보이스피싱 같은 범죄거래 수익금 이동통로로 활용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해 금융당국이 현재 자율로 운영하는 이상거래탐지(FDS) 시스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주요 가상자산거래소가 FDS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데다 진화하는 범죄수법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자금세탁 경로를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자율로 돼 있는 가상자산거래소 FDS 시스템을 제도에 편입시키는 과제가 있다"며 "2단계 입법에 반드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FDS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금융거래 이상여부를 분석해 평소 패턴과 다르거나 비정상적인 거래라고 판단하면 거래를 차단하고 고객에게 연락하는 사고 예방 시스템이다. 1990년대 카드 사용이 확대되면서 처음 도입됐으며 국내에서는 2014년부터 주요 은행 증권사에 구축됐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가 늘어나면서 가상자산거래소에도 자율규제 형태로 FDS 시스템 도입을 유도했는데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주요 거래소가 도입을 완료했다. 업계는 FDS 도입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초 두나무는 업비트 FDS 시스템을 통해 지금까지 1200억원 이상의 가상자산 관련 범죄를 차단해 피해자를 예방했다고 했다.

문제는 FDS가 범죄거래 차단의 만능키는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에서 거래된 계좌가 몇시간만에 중국에서 거래했는데 걸러내지 못했거나, 만기를 앞둔 적금을 밤중에 온라인으로 해지해도 승인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서다.

취업사기와 로맨스스캠의 온상지로 부각된 캄보디아와의 거래도 여전하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가상자산거래소와 캄보디아 거래소 '후이원 개런티' 간의 가상자산 유출입 규모는 128억원이다. 올해도 31억원이 거래됐다.

후이원 개런티는 후이원 그룹 자회사로 후이원 크립토, 후이원 페이 등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캄보디아에 본사를 둔 후이원 그룹은 불법 자금을 세탁하는 곳으로 악명이 높아 미국과 영국 등에서 제재를 받는 곳이다. 북한 해커의 가상자산 세탁을 지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반면 일반 이용자 입장에서는 FDS 시스템에 대한 이용 불만이 이어진다. FDS가 이상거래라고 판단하면 가상자산 출금을 72시간 동안 제한하는데 목돈을 옮기려는 투자자에겐 상당한 불편으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한 가상자산 투자자는 "초 단위로 거래하는 가상자산 투자에서 목돈을 옮겼다고 3일간 출금제한을 걸면 이용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이런 이유로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로 옮기길 권유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 FDS의 범죄거래 차단 정확도를 높여주면서 이같은 고객의 불편함을 줄여줄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FDS 시스템으로 걸러내지 못하는 문제를 모니터링 인력 확대로 최소화하고 있다"며 "AI가 점차 고도화되면서 현실과의 괴리를 줄여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시릴 구트(Cyril Gout) 인터폴 치안서비스사무차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국제공조협의체 발족식에서 발언 하고 있다. 이날 발족된 국제공조협의체는 대한민국과 인터폴, 캄보디아, 라오스,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UAE, 미국(FBI, HSI), 카타르가 참여했다. 한국 경찰이 주도하는 협의체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사이버사기·전화사기·가상자산 범죄 등 신종 범죄에 대한 대응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2025.10.2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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