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채권형 펀드에서 한 달 새 4조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악화한 탓이다. 반면 국내외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채권형펀드에서 주식형펀드로 옮겨가는 머니 무브도 일어나고 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이날 기준 1개월간 4조1301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 일주일 동안에도 2조449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5조12억원이 순유입됐다.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최근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펀드 수익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3년물 금리는 지난 12일 심리적 상단인 2.9%를 넘긴 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944%를 기록했다. 한 달 사이 3년물 금리는 41.1bp(1bp=0.01%P) 올랐다. 같은 기간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각각 47.7bp와 44.6bp 뛰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금융안정 우려가 커지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금리가 상승했다. 특히 지난 1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통화정책 방향 전환' 여부가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말하면서 금리가 급등했다. 시장에서 통화정책 방향 전환이라는 발언을 금리 인하를 멈추거나 나아가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다만, 이후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가 이 총재 발언이 금리 인상 검토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금리가 뛰자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하락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그 영향으로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채권을 보유해 받을 수 있는 표면금리는 이미 고정돼 있는데 시장금리가 표면금리보다 높아지면 채권을 사려는 수요는 줄어들고 그만큼 채권 가격은 내려갈 수 밖에 없어서다.
'RISE 국채30년레버리지(합성) ETF(상장지수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14.6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ETF와 'RISE KIS국고채30년Enhanced' ETF의 수익률은 각각 -10.84%와 -9.70%다. 공모펀드인 '삼성액티브채권증권투자신탁[채권-파생형]_Cf'(수익률 -8.52%)와 '흥국초장기채플러스증권투자신탁[채권-파생형]C-f'(-8.22%)의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1.91% 상승하는 등 증시는 호황을 보였다. 국내 주식형 펀드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6.82%를 기록했다.
박빛나라 한국투자신탁운용 FI운용2부 부장은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고, 시장금리가 급등한 상황에서 주식시장 등으로 머니무브가 국내 채권형 펀드 자금 유출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국내 채권형 펀드 자금 유출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동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ETF운용본부장은 "현재 시장금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이 제한적인 만큼 금리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금리를 추종해 금리가 오르면 수익도 함께 올라가는 금리형 ETF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