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AI·ESS·우주'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연내 도입

송정현 기자
2025.12.23 14:33

혁신기술 분야 특성 반영한 맞춤형 심사 기준 마련
바이오벤처에 치우쳐 있는 현행 기술특례상장 개선 기대
첨단기술기업 자금 조달과…국가 경쟁력 제고 효과도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 일부개정세칙안/그래픽=윤선정

정부가 육성하려는 AI(인공지능), ESS(에너지저장장치), 우주산업 등 첨단 분야 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기술특례상장제도를 보완한다. 기술특례상장이란 기술 혁신성과 기업 성장성을 평가해 최소 재무 요건만으로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허용하는 제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시행세칙 일부개정안'을 예고하고 AI 산업과 에너지(신재생·에너지저장장치), 우주 산업을 대상으로 각 산업의 구조와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질적 심사 기준을 도입한다고 23일 밝혔다. 오는 29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시행세칙 개정을 확정한 뒤 이르면 오는 30일부터 도입한다.

거래소는 혁신기술기업 평가 시 딥테크(반도체·이차전지 등)와 바이오로 나눠 업종별 질적 심사 기준을 적용한다. 이번 개정안이 도입되면 AI, 에너지, 우주 부문이 신설돼 총 5개 업종으로 늘어난다. 그동안 바이오 업종(신약 연구개발)한해서만 기업의 기술성·성장성 등에 대해 별도의 맞춤형 상장심사 기준을 운영해왔다. 이에 바이오 벤처 기업의 기술특례상장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연도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전체건수 VS 바이오 기술특례상장 건수/그래픽=이지혜

다만 바이오벤처 중심의 기술특례상장제도는 한계로 지적된다. 2020년의 경우 25개사가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했는데, 이 중 17개가 바이오 기업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42개 중 바이오 기업이 16개사로, 바이오 업체가 기술특례상장에서 상당한 영역을 차지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바이오 외에도 여러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을 위한 세부적인 심사 기준 마련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왔다"며 "이번 개정으로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시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혁신기업의 업종 다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한양증권 스몰캡 연구원은 "국내 AI 기업은 R&D(연구·개발) 자금 조달 필요성이 절박한 상황"이라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이들 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추는 건 좋은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AI 기업은 사업 유형에 따라 △AI 반도체 설계·생산 △AI 모델·애플리케이션 △피지컬 AI 등으로 세분화돼 심사를 받게 된다.

신재생에너지와 ESS 분야 역시 일률적 기준 대신 기술 특성에 맞춘 평가가 적용된다. 태양광 기업의 경우 셀·모듈의 내구성과 전기적 효율, 풍력 기업은 해상 지반공사 기술과 설계·시공 역량 등이 주요 심사 항목이다. ESS 기업은 배터리 성능과 수명, 에너지관리시스템(EMS)·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핵심 평가 요소다.

우주 산업은 인공위성·발사체 부품 제조, 지상국, 위성 서비스 등으로 나눠 심사 기준이 마련됐다. 거래소는 우주 환경에서 운용 이력(스페이스 헤리티지), 국내외 체계종합업체와의 공급 실적, 정부 프로젝트 참여 여부 등을 통해 기술의 신뢰성과 사업 지속 가능성을 판단한다.

이 밖에도 거래소는 관련 매출 비중과 연구개발비, 전문 인력 규모, 특허·인증 취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단순히 '테마주' 성격이 아니라 실제 기술 기반 기업인지를 가려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개정안은 관계기관 합동으로 마련된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의 후속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코스닥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기술 중심 기업에 특화된 상장심사를 적용하는 맞춤형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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