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1월 돈갚는 규모 빌리는 규모 추월…회사채 순상환 전환

김지훈 기자
2026.01.29 16:23

올들어 기업들이 금리 부담에 돈을 빌리는 규모보다 빚을 갚는 규모가 더 많아졌다. 회사채 시장이 3년 만기 BBB- 등급 금리가 9.4%를 찍는 등 수요 불안으로 금리 부담이 가중된 결과로 보인다. 연초 위험자산인 주식 시장에 자금이 쏠린 것과 대조적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기업들이 올들어 지난 28일까지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8조3988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업들의 회사채 상환액은 9조5664억원이었다. 이로써 1월 회사채는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많은 1조1676억원 순상환을 나타냈다. 1월에 회사채시장이 순상환 상태에 놓이는 것은 2017년1월 이후 처음이다.

통상 1월은 기관 투자자들이 연말 위축됐던 자금 집행을 재개해 수요가 뒷받침되는 시기다. 이에 따라 회사채 발행도 활발해진다. 실제로 지난해 1월엔 회사채가 12조2800억원 발행됐고 순발행액은 2조9197억원(9조3602억원 상환) 규모였다. 이 밖에 매해 1월 회사채 순발행액은 △2024년 1월 7조1047억원 △2023년 1월 4조6969억원 △2022년 1월 3조3137억원 등 순발행 기조가 이어졌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병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SK렌터카-롯데렌탈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01.26. ppkjm@newsis.com /사진=강종민

회사채 순상환 전환은 고금리 부담, 2차 전지 등 특정업종에 대한 전망 악화, 기업 지배구조 불확실성 등 시장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나타났다. 3년 만기 AA-회사채 금리는 최근 3.6%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지난해 1월말은 3.2%선이었다.

심지어 동일 만기 BBB- 회사채 금리는 9.4%선에 달한다. 지난해 1월엔 8.9%선이었다. 이같은 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차환처럼 불가피한 목적이 아닌 한 설비 투자 등 투자 목적 발행 수요는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불안은 회사채 시장에서 수요예측 결과에 대한 불안으로 전이됐다. 롯데렌탈(신용등급 A+)은 최근 8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을 철회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기업 지배구조 불확실성 이슈를 의식한 결과로 풀이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모펀드 운용사(PE)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인수를 시장경쟁 제한 우려로 금지한 상태다. 어피니티는 SK렌터카를 인수해 소유한 기업으로 이번 신규 인수 추진안건은 SK렌터카와 롯데렌탈의 기업결합을 전제로 추진돼 왔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등으로 시중에 풀린 현금이 사상 처음 2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화폐발행잔액은 전월 대비 6조 4463억 원 증가한 199조 5982억 원으로, 이 중 5만원권은 금액 기준 89%, 장수 기준 49%를 차지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펼쳐 보이고 있다. 2025.2.1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롯데렌탈은 이달 만기 도래 물량은 달러 대출로 조달할 예정이다. 기업어음 등 대체 차환 수단도 검토하고 있다.

2차전지 업종인 포스코퓨처엠(AA-)은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대비 2.5배 수준의 주문을 받고 4500억원까지 증액 발행했다. 그러나 만기별로 민간 채권사 평균금리 대비 18~24bp(1bp=0.01%포인트) 높은 오버금리로 발행했다. 주문 기관들이 매수 의향은 밝혔지만 2차 전지 업황 등을 감안해 금리 프리미엄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기관 집행 수요가 있고 수요예측 시장도 멈춘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금리 수준에 따른 이자 비용 등 조건을 감안해 기업들이 차환 방식과 규모를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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