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세기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코스피 랠리가 잠시 멈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상대적 '매파'로 분류되는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달러가 반등한 영향이다. 국제 금과 은 가격이 급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달러가 구조적 강세로 전환한 것은 아니므로 업계는 국내 증시가 일시조정 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26일부터 30일까지 5거래일간 코스피지수는 전주(4990.07) 대비 234.29포인트(4.69%) 오른 5224.36을 기록했다. 지난달 22일 사상 처음으로 5000 고지를 넘겼고 27일부터는 종가 기준으로도 5000대에 안착했다. 투자자 예탁금도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코스피지수의 월간수익률은 23.9%에 달했다. 닷컴버블로 증시가 급등한 2001년 1월(22.5%)과 11월(19.72%), 코스피 상승세가 절정을 이룬 지난해 10월(19.9%)을 뛰어넘었다. 1월 코스피지수는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 마감했다.
대신증권은 앞으로 코스피 6개월 상단을 기존 5300에서 5800으로 상향조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발표한 영향이다. 2월 첫째주에는 미국 대표 테크주의 실적발표도 예정돼 있어 반도체 실적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현지시간) 팔란티어, 3일 AMD, 4일 알파벳(구글)·퀄컴, 5일 아마존의 실적발표가 있는데 ASML, 시게이트 등 반도체기업의 양호한 실적전망에 국내 반도체업종 수익률도 상위권을 유지 중"이라며 "최근 주가상승 폭이 컸으나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AI(인공지능) 인프라 관련주인 반도체·전력기기·원전·ESS(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장기선호 비중은 유지한다"고 했다.
문제는 대외변수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미국 경제전망에 변곡점이 생겼다. 상대적 매파로 분류되는 워시가 의장에 오를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는 일부 해소됐다.
관련 여파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보다 0.74% 오른 96.99를 기록하며 4년 만에 최저치에서 반등했다. 이와 함께 국제 금과 은 가격은 급락했다. 지난달 30일 국제 금현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9.5% 하락한 온스당 4883.62달러로 떨어졌고 은현물 가격은 27.7% 급락한 온스당 83.99달러를 기록했다.
코스피 역시 단기조정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유동성에 민감한 자산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대외변수 노출도가 높고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코스피도 단기적으로 차익매물 소화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병연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 이사도 "야간 선물시장에서 한국 MSCI(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지수가 1.8% 정도 빠졌기 때문에 월요일(2일) 아침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는 이것을 구조적인 추세변화가 아닌 '과도한 달러약세의 되돌림'으로 풀이했다. 김 이사는 "워시 전이사가 최근 저금리 기조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어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달러가 1500원대로 가는 위기 레벨이 아니라 1420원대에서 1450원대 정도로 조정받는 수준이어서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이탈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며 "(코스피지수) 하락 시 저가유입 대기매수도 상당히 있어 한국 증시는 하루이틀 충격 후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