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과세 7달 앞으로…조세학계 "명분·수단 불충분 보완 필요"

성시호 기자
2026.05.07 18:15
7일 서울 여의도에서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한국조세정책학회 주최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점검 토론회'./사진=성시호

가상자산 과세가 내년 시행을 앞둔 가운데 제도 불완전성에 대한 우려가 학계에서 제기됐다. 과세 명분과 수단 모두 충분치 않아 납세자의 저항이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은 7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한국조세정책학회 주최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점검 토론회'에서 "과세에 대한 정합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아직은 때가 이르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은 내년 1월부터 연 250만원의 기본 공제한도를 초과하는 양도·대여 소득에 대해 22% 세율(지방소득세 2% 포함)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익·손실 합산(손익통산)은 같은 해에만 허용된다. 미국주식 양도소득세와 유사한 과세체계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2024년 12월 폐지될 때 제시된 시장 위축·인프라 미비·이중과세 등 논거가 가상자산에 동일하게 적용됨에도 가상자산만 과세를 강행할 경우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오 교수는 설명했다.

일시·우발적 소득을 전제한 '기타소득'을 가상자산 양도·대여소득에 적용하는 세법상 분류도 학계에서 지적한 또다른 쟁점이다. 미국·영국·독일 등에선 가상자산에 자본이득세 체계를 적용, 손실을 여러 해에 걸쳐 반영해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허용한 터다. 한국과 유사하게 '잡소득'으로 분류한 일본도 최근 법령개정을 추진 중이다.

납세의무를 가려낼 기술적 기반도 미비한 실정이다. 업비트·빗썸 등 국내 중앙화거래소(CEX)는 과세당국이 자료를 제출할 수 있지만 해외 CEX·탈중앙화거래소(DEX)·탈중앙화금융(DeFi)등은 공백으로 남아 있다고 오 교수는 지적했다.

오 교수는 과세 선결조건으로 △기타소득에서 양도소득으로의 분류를 변경하는 법령 개정 △스테이킹·에어드롭 등의 신종 거래유형 과세기준 명시 △CARF(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 법제화 완료 △거래소별 보고 의무체계 완비 △납세자 가이드라인·계산도구 등 안내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심태섭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과세는 납세자의 인식도 중요하다"며 "비록 금투세는 폐지됐지만, 당시 제시된 공제한도인 5000만원과 이월결손금 제도 등이 투자자들의 뇌리에 남아있어 현행 가상자산 과세가 쉽게 수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은 "현재 법인이 가상자산 투자로 벌어들이는 소득에 대해 납세 부담을 지고 있다"며 "내년 제도시행은 과세부담을 지고 있지 않는 개인에 대해 형평성을 회복하는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문 과장은 "해외 소득을 은닉하다 적발될 경우 가산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자진신고를 통해 위험을 회피하려는 노력도 있을 것"이라며 "과세 입법순서는 가상자산이 먼저였고, 금투세는 그 이후였기 때문에 금투세가 전제조건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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