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급등했는데 국내 IPO 반토막…재무적 투자자 이중고

김지훈 기자
2026.05.19 17:08
1~4월 IPO 현황/그래픽=김다나

올들어 지난 4월까지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시장의 신규 상장기업의 공모금액을 합산한 결과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던 기업들이 정부의 상장심사 강화 기조에 따라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기조로 돌아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최근 미국발 금리 상승 여파로 국내 회사채 금리가 연중 최고권에 머물고 있어 비상장기업들의 자금조달도 어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장을 통한 엑시트(자금회수)를 노리고 비상장기업에 투자한 FI(재무적 투자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시장을 합산한 신규 상장 기업 수는 18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곳보다 37.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공모금액 합계는 1조9271억원에서 9699억원으로 49.7% 감소했다. 자본시장에선 IPO 예정법인 재무제표 심사강화, 중복상장 금지 등 자본시장 투명화를 위한 정부의 제도 개선이 IPO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는 LG그룹 계열사인 LG CNS가 상장(2025년2월)하면서 1조1994억원을 공모한 것이 공모금액 집계 확대에 기여했다. 반면 올해는 규제 강화 이슈로 인해 기업들이 자금조달 방안을 재검토하는 가운데 IPO가 지연되는 사례가 잦아졌다.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중복상장 규제는 상장사가 지배하는 자회사나 계열회사가 상장을 추진할 때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와 자회사 독립성 등을 따져 상장 허용 여부를 가리는 상장심사 기준이다.

SK에코플랜트(대표 증권사 기준 NH투자증권·크레디트스위스·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한화에너지(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 CJ올리브영(미래에셋증권·모건스탠리) 등이 중복상장 이슈로 상장 시점을 조정하거나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IPO 후보군이다.

디티에스, 덕산넵코어스, 한컴인스페이스 등도 중복상장 이슈로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기업들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최우형(오른쪽) 케이뱅크 대표이사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상장식에서 상장기념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3.05.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회사채 BBB-등급 3년물 금리는 이날 오후 기준 10.178%로 마감했다. 전일 10.182%보다 소폭 내렸지만 10%대를 유지했다. BBB-등급 3년물 금리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2일 9.303%에서 지난 15일에는 10.189%로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미 회사채 금리가 연초부터 높은 수준이었지만 하향 안정화되는 단기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치르면서 전세계 채권 금리 벤치마크(기준지표)격인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무위험 자산인 미국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자본시장 참여자들은 회사채에도 위험 프리미엄(웃돈)을 크게 요구할 공산이 커진다.

금리 상승의 충격은 대기업·중견기업보다 신생 기업 투자(모험자본) 영역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공지능(AI), 바이오업종에 속하면서 현금 창출원이 뚜렷하지 않은 초기단계 기업들이 고금리 타격을 입을 대표 업종으로 거론된다.

한 대형 증권사 임원은 "AI·바이오는 매출이 나오기 전까지 연구개발에 자금을 묻어둬야 하는 대표적 업종이고 고금리 부담을 정면으로 받는다"며 "투자금이 묶이는 기회비용이 늘수록 후속 투자에 인내심을 잃는 FI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IPO를 서두르자니 상장심사 강화 등 규제 불확실성이 걸림돌"이라며 "하지만 IPO를 미루면 기업의 현금 소진 부담이 커지고 투자금 회수 시점도 늦어지는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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