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특별성과급 vs 0.6% 배당 수익...슈퍼사이클 과실, 개미는 뒷전

김은령 기자
2026.05.21 16:16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그래픽=이지혜

삼성전자 노사가 사업성과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으로 성과급 협상에 잠정 합의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배당수익률이 1%가 채 안되는 상황에서 35조원이 넘는 특별 성과급이 지급될 상황이어서다. 삼성전자가 이 만큼의 자사주를 사야한다는 의미여서 주가 측면에선 긍정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총파업을 피한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주주환원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삼성전자 노사 합의안에 따르면 특별경영성과급은 사업성과의 10.5%로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된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1년후, 나머지 3분의 1은 2년 후 매각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노사 합의로 삼성전자가 총파업을 피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특별성과급이 자사주 형태로 지급되는데 대해서도 당초 우려에 비해 긍정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파업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현금 성과급 지급 대비 부담이 감소했고 지급 물량 중 상당부분에 락인이 걸려서 오버행 부담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성과 즉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구조에 대해서는 주주들의 불만이 제기된다. 이날 오전 소액주주연대인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서울 용산구 이재용회장 자택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노사가 주주총회 결의 없이 영업이익 일부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기로 한 합의안은 명백한 위법"이라며 "이사회 결의가 상정되는 즉시 결의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증권업계에서도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반도체 초호황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까지 역대급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50조원과 255조원으로 600조원을 넘는다. 삼성전자의 경우 10.5% 특별성과급만 36조7500억원에 달하고 영업이익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SK하이닉스의 경우 25조5000억원에 달한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인 442조원과 348조원을 대입하면 80조원을 넘어선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이 일반적으로 3~4%에 불과한 상황에서 성과급 규모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 상승으로 현재 삼성전자의 배당수익률은 0.6%에 불과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영업이익을 세금도 떼기 전에 일정 비율로 나눠갖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위험과 손실을 부담했으니 이익을 나눠갖는 건 투자자와 주주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를 낸 직원들이 성과급으로 이익을 배분받을 수는 있지만 영업이익의 10% 수준은 과하다"며 "영업 손실을 본 경우에 손해는 주주의 몫이 되는데, 직원들은 월급을 반납할 것도 아니지 않나"고 말했다.

향후 주주들이 납득할만한 주주환원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3년 단위의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는데 올해 하반기에 2027~2029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들에게 배당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성과급 지급으로 주주환원 여력이 줄어든 데 대해 투자자들은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시장 기대를 넘어서는 주주환원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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