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적자' 한진 BBB+ 회사채 완판…"조달비용은 부담"

김경렬 기자
2026.07.27 17:14
한진 그룹의 차입금 현황 및 재무비율/그래픽=윤선정

한진의 BBB+ 등급 회사채가 평균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됐다. 회생절차에 돌입한 JTBC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갈 곳 잃은 투자 수요가 꾸준한 인기를 끌었던 한진 회사채로 몰린 것으로 금융투자 업계는 분석했다. 다만 매크로 상황으로 시장금리가 뛴 가운데 차입금 부담이 쌓이고 있는 한진에게 이번 조달 역시 비용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은 지난 23일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127-1회·127-2회 회사채를 발행했다. 각 회차 발행금액은 200억원씩 총 400억원을 조달했다. 만기는 127-1회 2027년 7월23일(1년물), 127-2회 2028년 1월21일(1.5년물) 등이다. 이번 회사채는 KB·NH·한국투자·키움·대신증권 등이 공동 주관했다.

회사채의 조달금리는 1년물 4.694%, 1.5년물 4.661%로 각각 책정됐다. 민간채권평가 업체 4곳의 BBB+ 등급 민평 금리 산술평균치는 5.623%(지난 9일 기준). 한진은 이에 비해 약 1%포인트 저렴한 비용(낮은 스프레드)을 지불했다.

한진 회사채 등급은 채권 기준으로 투자적격 상품 중 최하등급으로 분류되는 BBB+다. 이 채권은 BBB+ 물건 중에서도 그룹의 역량을 고려한 우량 채권으로 분류돼 인기를 끌어왔다. 특히 DCM(부채자본시장)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는 BBB 등급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던 JTBC가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투자 수요가 몰렸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한진의 회사채는 투기등급 근처의 상품이지만 대기업 채권이다보니 그간 투자자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며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에 담거나 리테일 쪽에서 쪼개 팔기 위한 고정 수요가 있었고 JTBC라는 존재감 있던 발행사가 없어진 상황에서 더 많은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진 관계자는 "앞선 수요예측에서 10억원 미달됐던 127-1회차 회사채도 추가 청약을 통해 완판됐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진의 이번 조달이 불안정한 채권시장 상황을 반영해 예년보다 수월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27-1회와 127-2회 회사채의 자금사용 용도는 채무상환용이다. 차환 대상은 2024년 7월 발행한 2년물 회사채로, 당시 총 700억원을 조달했고 이 중 400억원을 상환했다. 차환 대상 채권에 비해 새로 조달한 채권 금리는 4.28%에서 4.6%대로 0.4%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700억원 중 차환 발행에 실패한 300억원은 한진이 자체 보유한 현금과 유동금융자산(유보금)을 활용해 우선 상환했다. 한진의 1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 잔고는 별도기준 1417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240억원 줄어든 상태다. 투자활동과 재무활동 현금흐름에서 각각 195억원, 208억원 감소를 기록했다.

한진 그룹의 부채는 쌓여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연결 총차입금은 2조1370억원으로 이 중 단기성차입금이 5181억원에 이른다. 차입금 의존도는 2024년 말 47.9%, 지난해 말 49.3%, 올해 1분기 말 49.6% 등으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부채비율 역시 2024년 말 174.9%, 지난해 말 183.4%, 올해 1분기 말 183.6% 등으로 뛰었다.

한진은 올해 1분기 적자를 냈다. 1분기 연결 매출은 7790억원,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집계됐다. 막대한 매출원가를 반영하고도 영업수익을 거뒀지만, 이자비용 139억원,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비용 170억원 등 금융원가만 309억원을 지출했다. 기타영업외손실도 외화환산손실 탓에 31억원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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