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뉴욕 IB법인장 "은행 규제가 기회…ABF로 영토 넓힌다"

뉴욕(미국)=김나경 기자
2026.09.29 17:20

[증권사, 돈 버는 해외진출]2-⑤미국 뉴욕
우연광 한국투자증권 KIS US 법인장 인터뷰
현지 인수금융에서 구조화금융으로 사업 확장
AI로 SW산업 인수합병 주춤, ABF시장 진출
더 다양해지는 한국 금융시장·고객수요 대비

우연광 한국투자증권 뉴욕IB법인 KIS US 법인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나경기자

"ABF(자산담보금융)는 주로 은행이 도맡아 하던 시장인데, 규제 강화로 은행이 대출채권을 들고 있기 어려워졌습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만난 우연광 KIS US 법인장은 미국 은행 규제 강화로 열린 구조화금융 시장을 새 기회로 꼽았다. 인수금융에 집중해 온 한국투자증권의 뉴욕 IB법인 KIS US가 ABF 시장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KIS US는 맨해튼에 있는 다른 증권사 뉴욕법인과 달리 IB(기업·투자금융) 전문 법인이다. 주식거래를 직접 중개하지 않고 현지 시장에 맞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한다. 3년 연속 대규모 IR(기업설명회)을 열어 글로벌 금융사·투자기관 CEO(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모이는 K금융의 거점으로도 자리 잡았다. 지난 8월까지 약 1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선택과 집중' 전략의 효과를 보고 있다.

우 법인장은 "국내 IB는 유상증자, IPO(기업공개), 채권 발행, 인수금융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지만 KIS US는 현지 인수금융 시장에서 좋은 거래(딜)를 발굴·심사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소개·매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인수금융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빅테크, 특히 SW(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활발했지만, 올해는 AI(인공지능)가 SW 산업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거래가 줄었다. 회사를 새로 인수하기보다 기존 대출·계약을 연장하는 거래가 늘었고, 인수·합병이 성사돼도 건당 대출 규모가 작아졌다.

KIS US가 찾은 돌파구가 ABF다. 우 법인장은 "은행의 대출채권을 사들인 뒤 고객이 투자하기 좋은 RMBS(주거용 주택저당증권) 같은 형태로 구조화·상품화하는 사업에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합작법인 CAP도 세웠다. CAP는 올해 6월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캐니언파트너스, 일본 다이이치생명과 한국투자금융그룹이 함께 만든 법인으로, 양질의 대출채권을 사들이는 역할을 한다. 우 법인장은 "미국 현지 전문가들의 노하우도 배워야 하기 때문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직접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시장 성장성도 크다. 글로벌 투자회사 KKR에 따르면 미국 사모 ABF 시장 규모는 2022년 7066조원에서 2024년 8290조원으로 늘었고, 2027년에는 1경464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관건은 리스크 관리다. ABF는 대출채권 등 자산을 담보로 유동화하는 구조여서 담보 가치와 그 유지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우 법인장은 "하나의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에 250개 정도의 개별 자산을 담아 하나가 잘못돼도 60~70% 이상은 회수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분산한다"며 "개별 자산 하나에 대해서도 실사, 스트레스테스트, 정기적 상환능력 평가와 후속 조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공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KIS US의 목표는 IB·구조화금융이 가장 발달한 미국 자본시장에서 전문성을 쌓아 한국 고객의 투자 수요에 부응하는 현지화된 IB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우 법인장은 "20~30년 후에는 우리나라 자본 규모가 더 커지고 고객이 원하는 상품도 다양해질 것"이라며 "미국 현지 금융사들과 경쟁하면서 직접 거래도 소싱하고, 늘어나는 자본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양질의 상품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