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이었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출시 직전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유예한 것이 통상적이냐"면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비중 상향 조치와 단일종목레버리지ETF 출시 간 인과관계를 따져물었다.
김 의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2021년 이찬진 원장께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으로 계셨는데 그 입장에서 보면 국민연금이 (단일종목레버리지ETF 출시 전) 리밸런싱을 유예한 것이 통상적이냐"며 과거의 이 원장이었다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지 물었다.
김 의원은 "2021년 당시 원장님이 '합리적인 이유가 부족한 상태에서 원칙을 훼손한 문제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발언하며 주식비율 허용범위를 0.5%포인트 안에서만 임시로 인정하되 목표 비중은 전혀 건드리지 말자고 말씀하셨다"며 "굉장히 보수적인 판단이고 합리적인 판단인데 국민연금은 올해 주식비중 리밸런싱을 10년 만에 유예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원장은 "(통상적인지 아닌지) 기관장으로서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이날 제시한 시각물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목표비중 리밸런싱을 6월말까지 유예하겠다고 발표(올 1월26일)한 지 이틀 만인 1월28일 금융위가 단일종목레버리지ETF 출시를 발표했다. 이후 5월27일 단일종목레버리지ETF가 상장됐고 국민연금에서는 5월28일 목표비중을 14.9%에서 20.8%로 상향을 결정, 6월말에 리밸런싱 유예가 종료됐다.
김 의원은 "금융위원회 위원으로서 이런 상황이 이례적이지 않냐"면서 "과거의 이찬진은 여기에 뭐라고 하시겠나"고 재차 물었고, 이 원장은 "개인 입장으로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 원장이 선언한 '예방적 소비자보호 감독체계로의 전환'을 인용, "피해 발생시 소비자경보를 신속하게 발령하겠다고 했는데 (단일종목레버리지ETF) 관련 경보는 30일 후에 있었다"면서 "올해 2월 낸 금감원의 업무계획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라고 질타했다.
이에 이 원장은 "마음이 무겁다"면서 "결과에 대해 매우 무거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 원장이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레버리지ETF에 대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후회한 데 대해서도 김 의원은 "왜 드러누워서 막지 않았냐"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정책이 이미 발표돼 확정된 상태였다"며 "무거운 마음이다.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6월22일 간담회에서 그렇게 말한 것도 투자자들의 큰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자자 경보를 울리기 위해 메시지를 세게 낸 것"이라며 당시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금감원의 과거 연구용역보고서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 경고가 담겨 있었는데도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이 지난 1월13일 청와대 회의에 참석해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황 부원장에게 당시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냈는지 물었고, 황 부원장은 "그런 말씀이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금감원이 숨겨 왔던 연구용역보고서를 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심각한 부작용이 다 예견됐다"며 "이찬진 원장님은 금감원 예산이 들어간 보고서를 안 읽어봤다고 거짓말을 하고, 부원장은 그 보고서 내용을 알면서도 회의에 참석해 발언도 안 했으며,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ETF를 추진하겠다고 한 내용도 기억을 못 한다"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