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시평] 중국자본 유입에 민감할 필요 없다

정영록 기자
2015.04.08 07:50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이 흥행함에 따라 중국자본의 위력이 나라 안팎에서 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개발금융업계의 국제질서가 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은 7% 성장만 지속하더라도 10년 후면 20조달러 경제가 된다. 미국을 따라잡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20조달러의 이웃 경제를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는 것이다. 당장 중국의 고뇌가 과잉 생산력 처리와 함께 과다 외환보유액 재배치인 점에 비추어 우리나라로도 상당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견된다. 따라서 AIIB 문제를 포함, 중국자본 유입, 거대경제권에 인접한 반도경제의 명운 등에 대해 범국가적 점검을 촉구해본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중국자본에 꽤 부정적이었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는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를 제한, 결과적으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화교경제권이 자리잡지 못했다.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제주도 해운대 상암동 등에서 중국자본에 의한 굵직굵직한 부동산 개발이 진행된다. 이에 더해 안방(Anbang)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 중국자본에 의한 우리 자산의 매입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우리는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

첫째, 우리 경제가 감내할 정도로 커졌다. 1997년과 2008년의 두 번의 위기극복 과정에서 이미 초개방국가를 지향, 세계 15위 이내 경제로 성장했다. 이들 국가 가운데 대외의존도가 제일 높다. 그만큼 시장개방이 필요했고, 금융과 통신 등 극소수 산업 외에는 현실적으로 국내자산 매각에 제한을 완전히 풀었다. 이런 마당에 론스타(Loan Star)나 테마섹(Temasek)은 되고 중국자본의 부동산 보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둘째, 정부는 반도경제의 진로를 거국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20조달러 경제가 될 때까지 앞으로 10년 남았다. 미국 옆의 멕시코, 유럽의 이탈리아, 현 중국의 홍콩이 당장 떠오른다.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은 계속핵심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한계 기업체들은 북방지역의 탄탄한 홍콩을 구축하는 서비스형 비즈니스로 거듭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정부도 국토활용을 재점검하고 관광자원을 규모지게 개발, 돈 많은 중국인이 지갑을 열 수 있게 해야 한다. 큰 그림을 어떻게 그려나가냐와 유인을 제공하기에 따라서는 막대한 유휴자금을 가진 기업들도 투자에 나설 것이다.

셋째, 민간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차이나펀드(china fund)를 조성, 중국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 개발사업이 성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가 좀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많은 금융기관이 제한적으로 개방된 증권투자쿼터(quota) 확보에 혈안이 되어있다. 금융기관들이 중국자산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중국자본이 우리 자산을 매입하려 할 때도, 차이나펀드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우리 물건에 대한 객관적인 가치평가는 우리 금융업계가 더 잘할 것이다. 우리 물건을 중국자본과 동시에 구입, 결과적으로 우리 자산 가격이 과다하게 헐값으로 매겨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통합-통일을 이루어내야 한다. 그러려면 더 많은 중국자본이 들어오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중국의 투자를 중장기 건전형투자의 방향으로 유도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특히 부동산은 결국은 비교역재로서, 중국이 매입한다고 해서 들고 갈 수도 없다. 그 부동산 개발사업에 의해 우리의 취업이 늘어나는 경제적 효과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이 국제사회로 완전히 복귀하는데 이에 어떻게 잘 대응하느냐는 것이다. 그 실체를 인정하고 반도국가면서도 경제적 실리를 잘 챙기는 어쩌면 홍콩형이 가미된 이탈리아식 발전전략을 10년 내에 구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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