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리 가격 급등의 여파로 글로벌 스마트폰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230,500원 ▼500 -0.22%)와 샤오미가 스마트폰 가격을 올린 가운데 애플도 아이폰17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AI(인공지능)용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른 원가 부담이 소비자 가격으로 본격 전가되는 양상이다.
10일 해외 IT매체 맥루머스 등에 따르면 중국 IT 팁스터(정보유출자) 딩자오슈마는 애플이 이날부터 아이폰17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지난 6월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 상승을 이유로 맥과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지만 아이폰은 제외했다.
차기 아이폰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애플이 다음 달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18 프로의 가격이 1399달러(약 198만원)부터 시작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 대비 300달러(약 43만원) 비싸지는 셈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으로 예상되는 '아이폰 울트라'는 최고 사양 기준 2499달러(약 354만원)에 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가격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샤오미17 시리즈 가격을 400~500위안(약 8만~10만원), 레드미 K90·터보5 시리즈를 300위안(약 6만원)씩 올렸다. 올해 들어 세 번째 가격 조정이다. 오포와 비보 등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스마트폰 가격을 잇달아 올렸다. 갤럭시 S26 시리즈는 256GB 모델 기준 전작보다 9만9000원, 512GB 모델은 20만9000원씩 인상됐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Z 플립8도 256GB 기준 전작보다 각각 19만8000원 올랐다.
가격 상승의 핵심 요인은 메모리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자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면서 소비자용 D램과 낸드 공급이 빠듯해졌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은 전 분기보다 90~95%, 낸드는 55~60% 상승했다.
원가 부담은 마진이 낮은 중저가폰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제조사들이 고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프리미엄화도 빨라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지난해 25%에서 역대 상반기 최고인 29%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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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상승이 수요에는 부담이다.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4.3% 감소하며 5개 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중국에서 고전 중인 삼성전자도 사업 효율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월 매출 30만위안(약 6294만원) 미만인 현지 스마트폰 매장을 단계적으로 정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은 2분기 0.1%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애플도 원가 부담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라며 "애플까지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가격 인상 도미노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