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미래상을 엿볼 수 있는 ‘의료 혁신의 시작, ICT 융합이 변화시킬 미래 헬스케어’ 심포지엄이 지난 3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렸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분당서울대병원,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머니투데이 테크M이 함께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의 핵심 기술인 3D·4D프린팅 기술이 미래 헬스케어를 구현하는 다양한 방안이 소개됐다. 또 ICT 융합 기반의 스마트 바이오 기기와 의료시스템, 빅데이터 기술을 통한 예방과 진단 등 다양한 미래 헬스케어의 모습이 논의됐다.
한호성 분당서울대병원 부원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미래는 이미 우리 앞에 펼쳐져 있고 상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 우리는 발전한 ICT를 이용해 한 단계 더 발전한 바이오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또 "우리의 우수한 의료기술이 ICT와 결합한다면 세계적으로도 높은 경쟁력을 가진 의미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 부원장은 "의료스타트업과 의학 분야 전문가들이 다양한 임상실험을 실시하고 기술개발을 위해 협력할 수 있도록 분당서울대병원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살아있는 맞춤형 장기 만드는 4D프린팅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4D프린팅의 의료 분야 적용가능성을 주제로 한 발표가 큰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3D프린팅 기술은 의료 과실을 줄일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미 의료 현장에서는 3D프린터를 이용해 인공장기 모형을 만들어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애덤 파인버그 교수팀은 마요네즈 정도의 굳기에서도 뭉개지지 않는 생체 조직을 3D프린터로 출력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의료 전문가들은 한 발 더 나아가 4D프린팅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4D프린팅은 3D프린터로 출력한 물체가 햇빛, 온도, 물 등 특정 조건에 따라 변형되도록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바이오테크놀로지가 그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강선무 경희대 교수(컴퓨터공학과)는 미국의 에피본을 사례로 들며 4D프린팅을 기반으로 한 의료 서비스 혁신에 대해 설명했다. 에피본은 줄기세포를 3D프린터로 찍어내고 성장시켜 인간에게 맞춤형 장기를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한 회사다. 강 교수는 “인체 거부반응이 적은 내 세포를 바탕으로 살아있는 맞춤형 장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4D프린팅 기술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4D프린팅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충분히 진입할 수 있다. 국내 하드웨어 기술력의 강점을 살려 의료 서비스 혁신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의 역할 대신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발전 역시 미래 의료현장의 모습은 물론 사람들의 건강관리 방식까지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이다.
기존 의학 지식은 순간의 생체 신호 측정에 바탕을 둔 정보다. 스마트워치와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등장으로 지속적으로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에 없던 의학 지식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대해 김치원 서울와이즈요양병원장은 “‘애플워치’는 일반인들이 헬스케어 센서를 거부감 없이 착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애플 리서치킷’은 다수를 상대로 한 빠른 임상시험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애플워치를 통해 측정한 심근경색 데이터가 5~10년 이상 쌓이게 된다면 애플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의존해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인공지능 기술도 미래 헬스케어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의학 문헌을 이해하고 검사 결과와 의무기록 내용을 토대로 치료 방침을 제시할 수 있는 IBM ‘왓슨’,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영상 판독에 활용하는 ‘부노(Vuno)’ 등 인공지능 기술이 의료 현장에 활용될 여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김 원장은 “앞으로 병원은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역할보다 복잡한 검사나 시·수술, 새로운 의학 지식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데 더욱 초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의사는 정보를 중개하는 역할로, 환자와 보호자와 소통을 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산 의존하는 SW 기술 개발 중요
이 날 심포지엄에서는 ICT 융합 기술이 가져올 의료 현장의 혁신에 발맞춰 의료용 3D프린팅을 위한 소프트웨어(SW) 개발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3D프린팅 SW의 역할은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단층촬영(PET), 스캐너 데이터 등에서 추출한 데이터의 영역을 분할하고 모델을 추출해내는 것이다. 환자마다 체질이나 병이 진행된 상태가 다른 만큼 환자 맞춤형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SW는 프린터, 재료와 함께 3D프린팅에 필요한 필수 3요소로 꼽히지만 현재는 외국 기술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최정언 코어라인소프트 부사장은 “그동안 국내 3D프린팅 관련 시장은 대부분 해외 SW가 독식했지만 앞으로는 우리나라의 높은 의료 수준을 바탕으로 무궁무진한 발전이 기대된다”며 전문 의료 SW인력 양성과 함께 SW에 대한 정당한 대가 인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기계연구원 이준희 박사는 3D프린팅 기술을 바이오메디컬 분야에 적용한 국내외 사례를 소개하고 기계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이계호 STC 회장은 지방줄기세포나 제대줄기세포를 파킨슨과 탈모 치료에 적용해 효과를 거둔 사례를 소개하고 이를 3D프린터를 기반으로 활용할 경우 인공피부나 인공장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줄기세포의 활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다양한 임상사례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상태 박사는 'ICT융합기반 맞춤 헬스케어 및 바이오 의료기기'란 발표를 통해 감염병 매개체의 감시를 통해 메르스 등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김박사는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급성호흡기 바이러스는 물론, 암전기 핵심인자인 CTC, 치매 등의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헬스케어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도 이어졌다.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차세대 먹거리로서의 헬스케어 역할을 강조하며 “미래 의 헬스케어 산업 발전을 위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사례가 많이 필요하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교수들도 창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은 “의료, 헬스케어, 바이오 등의 분야는 우리나라 경제의 생존이 달린 분야”라며 “전세계에서 가장 비옥한 ICT와 의료기술을 보유한 나라인 만큼 두 분야를 잘 결합해 세계 최고의 산업 분야를 일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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