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한 살의 넥슨은 어떻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을까.
이에 대한 비밀을 풀 책 '플레이'가 출간됐다. 창업자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를 비롯해 지금의 넥슨을 만든 주역들의 이야기가 총망라돼있다. 공식석상에 좀처럼 나서지 않는 김 대표의 인터뷰도 담겨있다.
민음사는 넥슨의 성장 스토리를 담은 책 '플레이'를 7일 출간했다. 남성잡지 '에스콰이어' 소속 신기주 기자와 카투니스트 김재훈 작가가 3년간 집필한 책이다. 김 대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의 대학 시절부터 넥슨의 오늘까지를 이야기와 카툰으로 엮어냈다.
'플레이'는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와 그의 절친인 송재경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동기로 만난 둘은 역삼역 작은 오피스텔에서 '넥스트 제너레이션 온라인 서비스(줄여서 넥슨)'라는 벤처 회사를 시작한다.
당시엔 텍스트로만 이뤄져있던 온라인 머드 게임에 그래픽을 입혀 세계 최초로 그래픽 온라인게임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로 시작된 회사였다. 그러나 경험 부족한 대학원생들의 벤처는 곧 자금 위기에 처하게 된다. 생계를 위해 기업들의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는 웹에이전시 사업이 대박이 나면서 넥슨의 이야기는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선다.
김정주는 친구인 송재경뿐 아니라 경쟁 업체에 근무하던 정상원, 아르바이트 하던 후배 서민, 잉크젯 프린터를 협찬해주고 데려온 이승찬, 넥슨에 일을 주고 감시하던 대기업 홍보부의 윤지영까지 넥슨에 끌어들인다.
누구든 재미있어 보이는 사람에겐 서슴없이 다가가 "놀러와"라고 말하고, 막상 그 사람이 오면 아무런 업무 지시도 없이 "잘해봐"라고 말하고 사라지는 무책임해 보이는 리더십은 수많은 인재가 넥슨을 거쳐가게 만든 원동력이다. 무엇보다 이런 자유분방한 분위기는 위기 때마다 넥슨을 구하는 힘이 됐다.
경쟁작 '리니지'나 '스타크래프트'와 힘겹게 싸울 때 이승찬이 심심풀이로 몰래 만든 '퀴즈퀴즈'가 넥슨에 큰 힘이 됐고, 매출 성장의 핵심이었던 부분 유료화 역시 직원들끼리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만들어졌다.
지금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지만, 넥슨의 시작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이 중에는 254명이 동시 접속하는 순간이면 자꾸 서버가 다운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고, IMF 사태가 오히려 PC방 문화를 확산시켜 회사에 호재가 된 아이러니한 경우도 있었다.
이 책은 넥슨의 민감한 뒷 이야기도 담고 있다. '4부 도약'의 12장에는 '동맹: 엔씨소프트와 손을 잡다'라는 제목으로 엔씨소프트와 거래를 하게 된 계기부터 '빅딜'이 어떻게 진행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기록돼있다.
책 말미에는 게임과 IT, 경영 전반을 주제로 김정주 대표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은둔의 경영자' 김정주의 통찰과 비전을 제시한 보기 드문 자료다.
◇플레이=김재훈, 신기주 지음. 민음사 펴냄. 376쪽/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