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성장동력 '지속가능성'은 왜 허울뿐인 단어가 됐나

김유진 기자
2015.12.29 07:40

[따끈따끈 이번주 새책] 월드워치연구소의 '지속가능성의 숨은 위협들'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는 2015년 현재, 너무나도 흔한 단어가 됐다. 의미가 제대로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홍보나 정치적 목적으로 이 단어를 언급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게 됐고, 심지어 '지속가능 과잉(sustainababble)'이라는 단어까지 탄생했다.

환경분야의 세계 3대 싱크탱크인 미국 월드워치연구소는 올해 '지구환경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성의 숨은 위협들을 지적했다. 1984년부터 '연차보고서' 형식으로 펴내고 있는 이 보고서는 올해는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8가지 숨은 위협 요소들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8가지의 요소를 선정한 뒤 각각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서술됐다. '성장에 따른 에너지 비용 상승' '경제성장으로 인한 환경 영향' '좌초 자산 문제' '기후변화와 이주' 등 과거부터 현재까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다.

지은이들은 책 속에 등장하는 위협 요소들이 '숨어있다'고 표현했지만, 책을 잘 읽다보면 사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모른체 해 왔던 요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숨은' 위협이라기보다는 '숨겨진', 혹은 '숨겨 놓은' 위협인 셈이다.

기후변화와 자연파괴, 과도한 자원 개발, 동식물 멸종 등 파급효과가 금세 나타나지 않는 만큼 사람들이 소홀히 여겨 온 요소들이 조금씩 불어날 때 어떤 악영향을 불러오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책에는 지속가능성을 가장 명백하고 공공연히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 무한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현재의 '성장모델'과 'GDP 성장을 최선의 목표로 잡는' 정부들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녹아있다.

월드워치연구소는 "경제성장의 필요성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심지어 지속가능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부에서조차 의심의 여지없는 신조였다"며 "대부분의 경제학자와 정부는 생태계에 미치는 경제성장의 영향에 대처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비판을 통해 소비지상주의와 성장지상주의 논리와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밝히는 이 책은, "가장 참다운 의미에서 번영을 성취하는 것은 경제를 무한히 확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라며 다른 의미의 번영을 추구할 것을 강조한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이 아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지은이들의 주장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통해 인류로서의 책무를 배워 성숙한 인간이 될 것, 그것이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의미있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는 얘기다.

◇ 지속가능성의 숨은 위협들=월드워치연구소 엮음. 이종욱·정석인 옮김. 환경재단 도요새 펴냄. 366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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