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문을 열게 되는 인공지능(AI) R&D 구심점 ‘지능정보기술연구소’는 민·관의 특장점을 하나로 결집한 기업형 연구소라는 측면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삼성전자·LG전자·KT·SK텔레콤·네이버·현대자동차등 6개 대기업이 각각 독자적으로 추진해왔던 AI 연구를 한 곳으로 모아 더 빠른 진화와 상용화를 이끄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게 정부의 기대다.
정부는 △빅데이터·클라우드 △지능형 로봇 △웨어러블(착용형) 스마트 기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지능형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AI 플랫폼’을 만들고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 벤처기업까지 참여하는 ‘AI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참여기업 중 AI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선 삼성·SK텔레콤·네이버 등이 주축이 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은 자연어(일상 언어)를 분별하는 AI 기술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가정용 소셜로봇 등에 필수적인 ‘언어인식’ 기술에서 강점을 보인다. 애플의 ‘시리(Siri)’, 구글 ‘나우(Now)’,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Cotana)’처럼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지능형 가상 개인비서 서비스 ‘S보이스’ 등을 개발한 바 있다. 삼성은 이에 더해 인간의 말을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찾아 추천하는 기술 등을 추가로 개발 중이다.
네이버는 음성인식 기능과 함께 클라우드 사진 자동인식 기술에서 선두그룹에 속한다. 이 같은 시각 인식 기능은 AI 하드웨어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SW로 여겨진다. 2012년부터 AI를 연구해온 SK텔레콤은 사이버 개인 비서 서비스 ‘비-미(Be-Me)’로 개인화 플랫폼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외에 LG전자는 AI를 에어컨·스마트TV·냉장고 등에 접목해 차별화된 가전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현대차의 경우, 차세대 스마트카 시장 선점을 위해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 등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지능정보기술연구소에서 각 사의 AI SW가 서로 보완점을 찾아 개선을 이룬다면 추후에 카이스트 휴보(인간형 로봇) 등에 탑재해 재난·재해 구조로봇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등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기업 고유의 기술력을 모두 개방해야 하는 등 민감한 부분이 많은 탓에 6개 대기업이 함께 출자한 연구소에서 현실성 있는 기술개발이 이뤄지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자 라이벌 관계인 삼성전자와 LG전자, 통신업계 경쟁사인 SK텔레콤, KT가 제대로 협업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때문에 결국 기업은 재원만 조달하는 수준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