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X-XXXX-0000’ ‘01X-XXXX-1004’. 외우기 쉽고 선호도가 높은 이른바 이동전화 ‘골드번호’ 불법 거래가 올 상반기까지도 기승을 부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단속 결과, 일부 골드번호는 그 매매가가 수억 원을 호가해 웬만한 수도권 전세값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미래부와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작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모두 6차례에 걸친 ‘이동전화번호 매매 게시물 삭제요청 및 번호 회수 명령’을 통해 총 2854건을 적발했다. 이 중 40건의 이동전화번호는 회수 조치됐다.
미래부 적발 사례를 보면 특정 골드번호의 매매가가 무려 4억원에 달하거나 ‘선호번호 팔아요’와 같은 제목으로 유명 경매사이트에 버젓이 올라온 사례도 있었다. 미래부는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번호매매 중개사이트를 통한 개인간 음성 번호거래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단속에 나서왔다. 단속기간 동안 이동통신 3사 등과 손잡고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이동전화 골드번호 매매와 관련된 각종 게시물 2569건을 삭제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는 선호번호를 거래했다가 적발되면 개인은 수천만 원의 과태료를 물고, 해당 사이트는 폐쇄된다”고 설명했다.
이동전화 번호는 공공 자원이기 때문에 영리 목적의 개인간 매매는 엄연히 불법이지만 법적 규정이 없어 번호를 회수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월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되면서 7월 28일부터는 골드번호 등 이동전화번호 불법 거래시 개인은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선호번호 매매 중개 사이트는 폐쇄조치 또는 게시제한 명령(위반시 과태료 1000만원 이하)을 받게 된다.
현재 미래부는 번호매매가 명의변경 제도를 통해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가족 간 명의변경’ 등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명의변경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대신 정부 시책에 따라 각 이동통신사별로 자사에 배정된 골드번호를 매년 2회 공모 형태로 이용자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한편 SK텔레콤이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자사에 배정된 ‘골드번호’ 공모제를 시행한 결과, 약 7만50000명의 신청자가 쇄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를 진행했던 골드번호 중 ‘7777’은 701대1, ‘0000’는 409대 1, ‘9999’ 389대1, ‘1004’ 267대1, ‘8888’ 197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