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북미 공략' 칼 빼든 네이버…新 동영상 서비스로 '승부수'

이해인 기자
2016.08.18 17:01

총 233억 투자 美 LA에 '웨이브 미디어' 설립…이해진 의장 숙원사업 첫발

네이버가 이해진 이사회 의장의 숙원 사업인 북미 인터넷 시장 공략에 칼을 빼들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 을 통해 일본, 태국, 대만 등 아시아 시장을 평정한 네이버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선택한 비장의 카드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총 233억원을 투자해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자회사 ‘웨이브 미디어(WAV Media)를 설립,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웨이브 미디어’는 북미 시장에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네이버가 만든 100% 자회사다. 네이버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브이‘ 기술력에 뮤직 전문 콘텐츠를 입힌 특화된 서비스를 우선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브이’는 네이버가 지난 8년간 투자해온 기술집약형 서비스로 170개 이상 채널 이상의 라이브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고화질 동영상을 끊김없이 재생할 수 있고 방송 화면 중 자신이 원하는 부분 혹은 가수만 확대해 볼 수 있는 멀티캠 등이 강점이다. 최근에는 자동으로 언어를 통·번역, 다른 언어권에 있는 사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까지 추가했다.

‘브이’는 올들어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해외 이용자 비중이 초기 60%에서 최근 80%까지 오르며 글로벌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네이버가 첫번째 북미 시장 공략 카드로 동영상 서비스를 배치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다만 북미시장에 제공할 동영상 콘텐츠로 ‘한류’가 중심이던 동남아 지역 서비스와 달리, 북미 현지 문화에 특화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담겠다는 것이 네이버의 구상이다. 미국 현지시장을 장악한 개방형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맞서 엄선된 창작자와 뮤지션의 콘텐츠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까지 어떤 식으로 사업을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브이의 기술력을 활용하되 미국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통해 현지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웨이브 미디어’ 설립은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꿈꿔왔던 북미 시장 공략이 본격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이 의장은 지난 7월 라인 상장 기념 간담회에서 “북미와 유럽은 네이버가 궁극적으로 도전해야 할 꿈의 시장”이라며 “하지만 이들 시장은 기존 메신저로는 힘들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에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던 ‘라인’ 메신저와는 전혀 새로운 서비스로 승부할 것임을 시사했던 것.

사실 네이버가 북미지역에 자회사를 설립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네이버는 라인 유로-아메리카즈, 캠프모바일,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아메리카, 콜라브플러스라인 등 5개 가량의 미주지역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그러나 이들 자회사 대부분 기존 서비스의 확장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기 위한 차원이었일 뿐, 신규 서비스를 염두해두고 설립된 자회사는 ‘웨이브 미디어’가 유일하다.

네이버의 핵심 인력들이 ‘웨이브 미디어’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도 이 사업에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총괄이사를 비롯해 박상진 CFO(최고재무책임)가 등기이사로 기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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