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 눈앞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순간 물거품이 됐습니다. 죽고싶다는 생각이 수십번도 더 들었어요.”
최근 소셜 라디오 ‘스푼’으로 벤처업계와 1인 방송 사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 ‘마이쿤’의 최혁재 대표(37). LG전자 개발자 출신인 그는 한때 배터리 공유경제 서비스 ‘만땅’으로 승승장구했다. 2013년 시작한 만땅 서비스는 홍대와 강남 등 핫플레이스에서 입소문을 타며 복수의 국내 편의점과 수천개 점포 영업계약을 맺었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C) 500스타트업의 투자도 유치했다.
하지만 눈앞에 성공은 결코 쉽게 잡히지 않았다. 최 대표는 “투자와 사업제휴 요청이 밀려왔지만 2015년 3월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갤럭시S6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이 일체형 배터리를 도입한 이후 탈착형 스마트폰이 크게 줄면서 방전된 배터리를 완충 배터리로 교환해주는 만땅 서비스는 설 자리를 잃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 대표를 포함한 9명의 마이쿤 직원들은 2015년 9월 만땅을 접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문제는 돈이었다. 이미 마이쿤 사업에 자금을 모두 투입해버렸기 때문. 결국 외벌이, 맞벌이, 미혼 등 처한 상황에 따라 급여를 줄이기로 했다. 평균 50%의 임금을 삭감했다.
최 대표는 “2년 동안 어렵게 쌓은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졌지만 이렇게 포기할 수 없다는 공감이 있었다”며 “어려운 길이지만 힘을 모아 다시 도전하자고 서로를 북돋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당시 학생신분이었던 직원 1명이 학교로 돌아간 것을 제외하면 8명이 다시 똘똘 뭉쳤다. 이를 통해 새롭게 나온 서비스가 소셜 라디오 ‘스푼’이다. 당초 스푼은 음성 기반 SNS로 시작했다. 텍스트가 아닌 음성을 통해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고 다른 이용자들이 음성 댓글로 이를 위로하는 감성형 SNS로 입소문을 탔다.
매일같이 1인 방송을 하는 이용자들도 늘기 시작하면서 스푼은 1인 라디오 방송에 맞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아울러 청취자들이 각 방송에 선물을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1인 방송과 수익을 6대 4로 나누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3000개의 라디오 콘텐츠가 스푼을 통해 방송된다. 매출 역시 매달 10% 이상씩 오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가능성을 인정받아 알토스벤처로부터 2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6월부터는 월 기준 손익 분기점도 넘어섰다. 최 대표는 “자금 구조가 개선되면서 1년 이상 반 토막 월급을 받은 직원들에게 미지급 급여를 모두 지급했다”며 “만땅 서비스 당시 8명의 기존 구성원 외에 새롭게
9명의 직원이 합류, 17명이 마이쿤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차례 실패가 오히려 큰 경험이 됐고,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크고 작은 위기가 찾아오겠지만 과거의 시련과 실패를 발판삼아 마이쿤은 더욱 단단한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