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생존 갈림길 선 카카오 카풀

서진욱 기자
2018.12.13 04:00

정부·국회 중재 실패하며 갈등 장기화 국면…'진퇴양난' 처한 카카오

카카오 카풀(승차공유)이 공유경제를 둘러싼 갈등의 중심에 섰다.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정치·사회적 이슈로 번졌다. 정부와 정치권의 불명확한 정책과 소극적 중재가 카풀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국’ 치닫는 택시·카풀… “정부·국회 뭐했나”=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시범 테스트에 들어간 ‘카카오T 카풀’ 서비스는 연내 정식 출시가 어려울 전망이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1일 “정부와 국회, 택시업계와 정식 서비스 개시 일정 등 카풀 현안에 대해 적극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카풀에 반대하던 택시기사의 분신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오는 17일 카풀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려던 계획을 보류한 것. 카카오는 당분간 시범 테스트를 하면서 정식 출시 일정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택시업계는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주요 택시단체들은 이날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오는 20일에는 10만명이 참여하는 카풀 반대 집회를 연다. 카카오T 카풀의 불법 사례를 취합해 법적 대응에도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업계에서는 정부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된다. 공유경제 확산을 주요 경제공약으로 내세웠음에도 육성 정책, 갈등 중재 등 노력이 미진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지난 1년간 택시업계의 논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국토교통부는 카풀 논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이나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중재에 나섰으나 TF 내부에서조차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결국 업계별 의견 취합에 그쳤고, 택시와 카풀업계 간 갈등은 더욱 심화했다. TF는 조만간 택시업계 지원 등을 담은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택시업계의 호응을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진퇴양난’ 카카오 카풀, 서비스 가능할까=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카카오가 향후 어떤 선택을 내릴지도 관심사다. 당장 자체 결정에 따른 예정된 서비스 출시는 어려워졌다. 다만 카풀 사업 의지는 분명하다. 카풀 서비스로 택시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면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카카오내비, 카카오택시 등으로 이어져온 모빌리티 경쟁력도 카풀을 통해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올 2월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252억원에 인수하고, 서비스 출시 의지를 굽히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카풀 논란 장기화로 기회비용과 사회적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카풀 서비스에 제동이 걸리면서 모빌리티 관련 다른 신규 서비스 출시도 차질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국민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다양한 O2O(온·오프라인) 플랫폼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가운데 대리기사 호출 ‘카카오대리’와 가사도우미 O2O ‘카카오홈클린’은 성공과 실패가 명확히 엇갈린 사례다. 모두 기존 업계의 찬반 논란 속에 카카오대리는 반대 여론을 딛고 대중적 서비스로 정착했고 카카오홈클린은 도중에 사업을 접었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업계의 반대 목소리가 워낙 거세 당분간 카풀 관련 논의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카풀 출시를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한 카카오모빌리티에 난감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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