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우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 한국이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있지만 앞서 해결할 과제도 여전히 많다. 이중 하나가 ‘인력 가뭄’이다.
기존 발사체·위성개발뿐만 아니라 우주탐사 및 관광, 우주 위험대응 감시, 소형위성 서비스 개발, 위성영상 빅데이터 분석 등 다방면의 우주산업에서 전문인력 확충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자체 인턴십을 제공하고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 연구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유럽우주국(ESA)도 우주전공 석사과정을 별도로 개설·운영 중이며 졸업한 신진연구자를 대상으로 1년간 실무경험을 할 수 있는 연수기회를 제공한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우주과학 전공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JAXA가 추진하는 우주개발사업에 직접 참여한다. 이처럼 실무형 우주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해외와 국내 사정은 사뭇 다르다.
우리나라 우주전공 대학·대학원은 이론 위주로 교육한다. 또 기계·항공분야 등과 섞인 채로 운영돼 연구분야의 독립성·체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내 우주관련 산업체는 대부분 영세한 중소·중견기업 규모인 탓에 신규인력에 대한 자체교육 프로그램 등을 보유한 곳이 거의 없다. 이렇다 보니 우주분야를 전공한 학생들이 졸업 후 연관성 없는 산업분야에 종사하는 경우가 흔하다.
정부가 발표한 ‘2018 우주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주기기 제작분야 산업체 인력은 2100여명, 연구기관 인력은 1000여명이다. 2020년까지 4800명, 2030년까지 6000명의 우주 전문인력 육성을 목표로 한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의 50~60% 수준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학기 학사일정을 시작한 서울대의 ‘협동과정 우주시스템 전공’은 희망적인 메시지로 읽힌다. 이 과정은 발사체시스템, 위성활용, 우주소재, 우주위험대응 총 4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편성했다. 우주분야 융복합을 고려해 3개 단과대학, 9개 학과에서 27명의 전임교원, 산업체·연구소 초빙교원이 참여한다. 국내 첫 실무 중심의 우주 전문교육 과정이다.
나로호(KSLV-Ⅰ), 한국형시험발사체,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정지궤도복합위성(천리안) 등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비 짧은 연구기간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정부의 고속압축 성장전략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다. 하지만 우주 고급인력 확보는 단기간에 이뤄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미래 우주산업을 선도할 핵심 전문인력 양성에 과감히 투자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