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세계 최초 상용화 이후 국내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는 9월 900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1000만 명을 곧 웃돌 전망이다.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 12’ 국내 출시 효과가 더해져 가입자 증가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용자는 늘고 있으나 “안 터져서 속 터진다”는 품질 불만도 여전하다. 고가 요금에 대한 실망 탓도 있지만 근저엔 망 구축 지연에 따른 커버리지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정부가 8월 발표한 상반기 5G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 발표를 보면, 서울·광주·대구·대전·부산·울산·인천 등 6개 광역시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56.56Mbps다. 상용화 당시 “LTE보다 20배 빠르다”던 홍보 문구와는 격차가 상당히 크다. 그럼에도 LTE(158Mbps)보다는 4배 가량 빨라 체면은 세웠다.
영국 민간 시장조사기관인 오픈시그널 통계 추이를 봐도 한국의 5G 평균 속도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7~9월 15개국의 5G 서비스 속도를 비교해 분석한 결과, 한국은 평균 336.1Mbps로 측정됐다. 사우디아라비아(377.2Mbps)에 이어 세계 2위다. 1~3월(224Mbps)과 견줘선 평균 속도가 50% 가량 빨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통신 3사와 정부 자료에 따르면, 5G 기지국 구축률은 LTE와 비교해 전국 기준 13.5%에 불과했다. 도농·실내외 격차도 크다.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34곳은 5G 기지국이 10개 미만, 5곳은 기지국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무선국에서 실내 무선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9%에 불과했다. 5G 기지국 설치가 대도시에 집중돼 농촌과 실내에선 제대로 된 5G 서비스가 현재로선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정부와 통신업계에선 코로나19 확산과 설비투자 비용 부담 탓에 더디긴 했지만 꾸준히 5G 전국망이 갖춰질 경우 품질 불만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통신 3사는 2022년까지 85개 시도를 중심으로 5G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트래픽이 상대적으로 적은 도서 산간이나 농어촌 지역도 커버리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해 통신업계가 공동망 투자에 나선다. 정부와 통신 3사는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5G 망을 나눠 구축하고 로밍으로 공동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도 공동망 형태의 네트워크 쉐어링(망 공유)이 5G 전국망 완성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한다. 박병성 에릭슨엘지 수석 컨설턴트는 “LTE 때는 전국망을 3개 사업자가 모두 깔아야 했으므로 도서 산간 지역은 순위에서 밀렸다”며 “네트워크 쉐어링 기술을 활용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5G 전국망을 조기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