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보다 싼 5G 요금제".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들의 바람이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 모두 몸값을 낮춘 5G 중간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비슷한 구간대에서 5G와 LTE 요금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용자들은 그간 고가의 5G 요금과 품질 논란 탓에 5G 스마트폰을 사고도 요금제를 선택할 땐 5G와 LTE를 두고 고민해왔다. 가격도 더 싼데 이왕이면 5G에 가입하는 것이 더 나을까.
이통 3사의 5G 요금제를 살펴보면 가격은 LTE와 비슷하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더 많다. 데이터당 가격으로만 따지면 5G가 LTE보다 싸진 것이다. 2019년 4월 5G 서비스가 시작된지 약 2년 만이다.
SK텔레콤은 다음달 1일 월 7만9000원에 250GB를 제공하는 '5GX 레귤러플러스'와 월 6만9000원에 110GB를 주는 '5GX 레귤러'를 출시한다. 같은 가격의 LTE 요금제와 비교하면 각각 100GB, 10GB의 데이터를 더 쓸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LTE보다 유리한 점을 고려해 요금제를 수리했다"고 했다. 무제한 요금제도 마찬가지다. LTE 요금제는 월 10만원을 내야 하는데 5G 요금제는 8만9000원에 가입할 수 있다.
KT 역시 5G 무제한 요금제가 LTE보다 9000원 더 저렴하다. 대표적 요금제인 6만9000원짜리도 5G가 제공하는 데이터량이 LTE보다 10GB 많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저용량 요금제에서 5G가 유리하다. LTE는 5만9000원에 6.6GB를 제공하지만 5G는 두 배 가까운 12GB를 제공한다. 가격도 4000원 더 싸다.
통신사들이 기존 요금제보다 30% 가량 낮춰 내놓은 온라인 전용 요금제로 소비자 선택권은 더 넓어지고 있다. 온라인 전용 요금제는 약정이 없는 대신 약정 기반의 공시지원금이나 선택약정 할인, 가족 결합할인 등은 받을 수 없다. 신규(번호이동 포함), 기기변경 시에만 가입이 가능하고 단순 요금제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5G 요금 인하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5G 요금제가 비싸다는 질타가 나온 후 현실화했다. "비싼데 안 터진다"는 소비자 불만이 계속되자 이통 3사가 마진 축소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가격 부담을 낮춘 새 요금제를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요금 경쟁 활성화를 위한 유보신고제 도입 이후 후속조치로 최근 통신사 요금제의 경쟁상황 평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통사들이 차별화된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서비스 요금 경쟁상황에 대한 시범조사를 실시한 뒤, 결과와 이용자 고려사항을 연말이나 내년 초 발표할 예정이다.
이용자 요구에 맞춘 신규 요금제 구성이 없다면 정부의 경쟁상황평가 결과가 이통사들에 불리하게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이통 3사가 가입자들의 요금제 선택 추이를 살피면서 5G를 포함한 요금제 구성을 지금보다 더 다양화할 가능성이 있다.
5G 요금제 가격이 내려가고 있기는 하지만 쉽게 바꾸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LTE 요금제에만 있는 일부 혜택때문에 요금제를 바꾸기가 꺼려진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표적인 게 데이터 쉐어링 혜택이다. 데이터 쉐어링은 스마트폰에 제공된 데이터를 다른 기기와 공유하는 서비스다. 핫스팟 테더링과는 달리 스마트폰과 스마트기기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데이터 공유 활용이 가능하다.
이통 3사 모두 LTE 요금제에서는 2대까지 데이터쉐어링이 무료다. 하지만 5G 요금제에선 2대를 무료로 이용하려면 12만원에 달하는 고가요금제를 써야 한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은 월 12만5000원짜리 5G 요금제를 써야 데이터쉐어링 2회선 무료 혜택을 준다. 8만9000원 요금제는 1회선 무료, 7만9000원 요금제는 1회선 50% 할인을 제공한다.
다른 통신사들도 비슷하다. KT는 10만원짜리 슈퍼플랜 스페셜 가입자가 데이터쉐어링 1회선 무료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그 이하의 요금제에서는 기기당 5000원의 요금을 내야한다. LG유플러스도 10만5000원짜리 5G 프리미엄플러스를 가입하면 2대의 데이터쉐어링 서비스를 최대 1만1000원 할인된 가격에 이용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태블릿PC와 웨어러블 기기 회선 가입자 수는 283만9660명이다. 여러 기기를 함께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데이터쉐어링 혜택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 통신 서비스 이용 고객은 "애플워치 셀룰러, 아이패드 2대를 같이 쓰고 있어서 LTE 요금제를 못 벗어나고 있다"며 "데이터 제공량 100GB를 스마트폰에서는 모두 쓰지 못해 나눠쓰고 있는데 5G 요금제에선 추가 부담이 있어 선택지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