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할미꽃 뿌리'로 알려진 한약재 '백두옹'(白頭翁)을 활용해 알레르기 비염을 개선시키는 데 성공했다.
11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 따르면 김태수 한의약융합연구부 박사 연구팀은 지난달 18일 국제학술지 'Biomedicine & Pharmacotherapy'(생물의학과 약물치료)에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전 세계적으로 약 10~40% 인구가 겪고 있는 질환이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현재 치료법으론 항히스타민제,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 등을 투여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다만 장기 투여에 따른 부작용과 완치가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한의학연 연구팀은 할미꽃 뿌리에 주목했다. 할미꽃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로, 전통적으로 뿌리 부분을 약초로 사용했다. 특히 뿌리를 햇볕에 말려 한약재로 만든 물질을 백두옹이라고 부른다. 과거부터 백두옹은 해독 효능이 있어 염증 완화와 지혈·지사제로 쓰였다.
연구팀은 백두옹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생쥐 실험동물에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시켰다. 이어 백두옹 추출물을 동물의 입으로 투여해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 효과를 지켜봤다. 그 결과 알레르기 비염 증상인 코 문지르기와 재채기가 각각 대조군 대비 최대 38%와 35% 개선됐다. 무엇보다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히스타민 등의 발현이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또 콧속 비강의 상피조직의 두께는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최대 24% 줄었다고 밝혔다. 동물실험에선 코 점액을 생성하는 술잔세포의 수도 대조군 대비 최대 49% 감소했다. 연구팀은 Th2 세포 안에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STAT6/GATA3'에 백두옹 추출물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태수 박사는 "이번 성과는 친숙한 한약소재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분석해 낸 결과"라며 "백두옹 추출물에서 알레르기 개선 기전을 밝혀낸 만큼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한의소재 기반의 치료제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