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정위 침묵에 신음하는 음원 업계

이정현 기자
2023.12.28 06:38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위기다. 팬들을 위해 스페셜 콘텐츠를 내놓고 아티스트 투표 이벤트를 진행하고 각종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는 등 살길을 찾고 있지만 위기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들의 위기는 유튜브 뮤직의 폭발적인 성장세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은 11월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1월에 비해 44만명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지니와 플로도 각각 39만명, 14만명 넘게 줄었고 네이버 바이브도 44만명 이상 줄었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쇠락하는 사이 유튜브 뮤직의 11월 MAU는 1월보다 110만명 이상 늘었다. 1위 멜론과 2위 유튜브 뮤직의 MAU 차이는 17만명 정도다. 업계에서는 유튜브 뮤직이 멜론을 제치고 음원 스트리밍 업계를 장악하는 일은 시간 문제라고 한다.

유튜브 뮤직의 성장세는 유튜브 프리미엄 끼워팔기 덕분이다. 유튜브에서 광고를 보지 않을 수 있는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하면 유튜브 뮤직 이용권도 제공하는 식이다. 이용자들로선 유튜브 뮤직을 이용하는 이상 다른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굳이 유료로 이용할 필요가 없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월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을 상대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지만 결론은 아직이다. 공정위는 지난 7월 발주한 연구 용역에서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와 다른 상품 또는 서비스를 함께 거래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를 '끼워팔기'로 규정하고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주요 경쟁제한행위로 명시했으나 구글에 대해선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플랫폼경쟁촉진법을 추진하자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유튜브 뮤직에 맞서 몸집을 더욱 키워도 모자랄 판에 자칫하다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분류돼 여러 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규제라도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이 느끼는 무게감은 다르다.

독과점 방지도 필요하지만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먼저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규제만 앞세우다간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국내 기업은 영원히 글로벌 기업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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