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파운드리로 실험 속도 36배 높였다… 온실가스도 '순삭'

박건희 기자
2025.10.14 10:44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바이오파운드리사업단

이번 연구를 수행한 연구팀의 모습. 공동교신저자 이혜원 박사(공동교신저자), 제1저자 게오르기 에멜리노프 박사, 연구책임자(교신저자)인 이승구 박사 (왼쪽부터)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내 연구팀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메탄'을 바이오 파운드리를 통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바이오소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은 이승구 국가바이오파운드리사업단 박사 연구팀이 산업적 활용이 가능한 바이오파운드리 자동화 실험 체계(워크플로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친환경 바이오소재를 실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트렌드 인 바이오테크놀로지'에 9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바이오파운드리는 '설계-제작-시험-학습'(DBTL) 사이클을 반복해 생물학적 빅데이터를 모으고, AI(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더 나은 실험 방법과 유전자 설계를 제시하는 자동화 공정이다. 반도체 파운드리에서 대량의 반도체를 생산하듯 대량의 바이오 데이터를 생산한다. 생명연은 국내 최초의 공공 바이오파운드리 시설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이번 실험에서 연구팀은 바이오파운드리를 활용해 메탄을 친환경 바이오소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84배 이상 강력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가스지만, 이를 줄일 수 있는 자연적인 흡수 경로는 매우 적다.

연구팀은 먼저 레고 블록처럼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수천 건 이상의 대규모 실험으로 확장할 수 있는 '확장형 반자동화 워크플로우'를 구축했다. 더불어 수백 종의 단백질 변이체를 빠르게 제작하고 평가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어 타이어, 접착제, 연료첨가제 등 산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원료인 '이소프렌 합성 효소'(IspS)의 반응 효율을 워크플로우를 통해 최대 4.5배 높였다. 이렇게 개량한 효소를 메탄자화균에 도입하자 온실가스 메탄을 이소프렌으로 바꾸는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샘플 준비부터 유전자 조립, 미생물 도입 등 핵심 과정을 자동화 장비로 처리한 결과, 실험 속도가 단계에 따라 최소 4배에서 36배까지 빨라졌다. 연구팀은 "같은 시간 동안 수행할 수 있는 실험 건수도 대폭 늘어났다"고 했다.

연구책임자인 이승구 박사는 "계산 설계, 자동화 실험, 대규모 데이터 검증을 하나로 통합한 확장형 워크플로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고품질 데이터를 축적해 AI 설계와 학습을 더 정밀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공공 바이오파운드리인 에자일 파이오파운드리와의 협력을 통해 진행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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