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터보퀀트(Turbo Quant)' 기술이 단기적으로 메모리양을 줄이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유지될 것입니다."
차세대 양자화 알고리즘 '터보퀀트(TurboQuant)' 논문에 참여한 한인수 카이스트(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27일 "해당 기술의 큰 흐름은 논문에 공개돼 있어 사전학습된 AI면 추가 학습없이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논문이 공개될 4월쯤엔 구글에 이미 해당 기술이 상용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 충격을 준 터보퀀트 기술은 AI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를 6분의 1 수준으로 줄여 메모리 반도체 사용을 줄이는 기술이다. AI 추론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히는 메모리 병목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소했다.
한 교수는 터보퀀트 기술로 AI가 더 저렴해지고 빠르게 확산되는 동시에, 반도체 수요 역시 질적으로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AI 모델의 성능이 커질수록 메모리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 가장 큰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병목을 효과적으로 줄이면서도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규모 AI 모델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핵심 기반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권석준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화학공학부 교수 역시 "터보퀀트기술은 메모리를 좀 아끼는 정도가 아니라 추론 인프라 경제성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 "'윌리엄 스탠리 제본스의 역설'처럼 좋아진 성능은 전체 메모리 생태계를 확장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윌리엄 스탠리 제본스의 역설은 석탄 효율이 올라갈 수록 소비가 적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석탄을 쓸 수 있는 곳이 더 많아져 총 소비량이 늘었다는 이론이다.
다만 반도체 업체들의 노력은 필요하다고 봤다. 권 교수는 "터보퀀트 같은 메모리 압축 기술이 보편화되면 AI 기업들이 메모리 메이커들에 알고리즘 맞춤형 메모리 하드웨어 구현 등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어떤 고객이 어떤 모델을 어떤 용도로 쓰는지'까지 고려해서 메모리를 설계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구글이 자사 블로그에서 터보퀀트 기술을 발표하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가 출렁였다. 터보퀀트 기술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점쳐져서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과학자들은 터보퀀트 기술이 일시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결국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터보퀀트 기술로 메모리 반도체 효율성이 높아지면 더 많은 영역까지 AI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