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K] 대박 터뜨린 '니케'…"호호백발 돼서도 기억되길"

이정현 기자
2026.03.31 16:13

[K-게임 디벨로퍼] ④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유형석 총괄 디렉터 인터뷰

[편집자주]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유럽과 북미에서 한국 게임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하다. 그럼에도 순수 국내 개발로 유럽과 북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K게임들이 있다. 전 세계 게이머들을 사로잡은 K게임 개발자(Dev)들을 만나 비결을 들어본다.
유형석 시프트업 디렉터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호호백발 노인이 돼서도 '니케'라는 게임을 재미있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 개발을 총괄한 유형석 시프트업 디렉터의 얘기다. 니케는 모바일 플랫폼 건슈팅 액션 게임으로 서브컬처 장르인데도 글로벌 사전 예약자만 300만명에 달했다. 2022년 11월 출시 직후 서브컬처의 본고장 일본에서 1위, 미국에서 3위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대박'을 터트렸다.

30일 강남 시프트업 본사에서 만난 유 디렉터는 "이 정도로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곤 예상 못했다"며 "출시 첫날 성과를 확인하고 안도하면서도 놀랐다"고 회상했다.

그는 니케와의 만남을 운명으로 표현했다. 유 디렉터는 시프트업의 또 다른 흥행작 '스텔라 블레이드'를 보고 입사를 지원했는데 면접 전 니케 프로젝트를 보고 지원 분야를 바꿨다고 했다. 유 디렉터는 "당시 니케가 콘텐츠로서 갖는 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외부에 공개된 몇몇 PV(프로모션 비디오)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확실히 좋아할 만한 게임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니케를 개발하면서 유 디렉터가 가장 신경을 쓴 건 개발자들에게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거였다. 서브컬처 게임 개발자들은 상대적으로 주관이 뚜렷해 설득하기 쉽지 않아서다. 그는 "파워포인트 애니메이션 기능으로 니케 프로토타입을 다 만들었다"며 "어떻게 생긴 게임이고 어떤 UI를 가질 것이란 걸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유 디렉터는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전 팀원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주제 제한 없이 질문을 받고 개발 방향성과 무엇을 해야 할 지 논의하기 위해서다.

그는 게임의 경쟁력이 진심에서 나온다고 했다. 기술이나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게임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애정을 가졌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유 디렉터는 "커뮤니티나 오프라인 행사에서 성의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많다"며 "개발자 노트 등을 통해 꾸준히 유저와 소통하다 보면 좋은 반응이 나온다"고 했다.

실제 니케 팬들은 그의 진심에 응답했다. 지난 주말 열린 니케 오케스트라 콘서트에서는 한 임산부가 유 디렉터에게 '힘든 시간에 게임이 많은 위로가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앞서 유 디렉터의 생일에는 팬들이 커뮤니티에 아이돌 지하철 광고 같은 게시물을 만들고 손편지도 보냈다.

유 디렉터는 개발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결정으로 캐릭터 변경시 카메라 무빙 도입을 꼽았다. 캐릭터를 바꾸면 유저 시각도 바뀌게 한 것이다. 유 디렉터의 아이디어로, 모바일 화면에서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는 이 결정이 아니었으면 화면을 확장하는 수고로움이 더해졌을 것이라고 했다. 개발팀이 제시한 아이디어 중에서는 캐릭터 전체를 숨기는 전체 엄폐 기능을 베스트로 꼽았다.

한편 그는 최근 대형 게임사들이 서브컬처 장르에 앞다퉈 진출하는 상황에 대해 "4년 가까이 쌓은 니케 IP(지적재산권)의 힘을 넘어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승리의 여신 '니케'/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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